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도로 위 흉기 '과적 트럭' 과태료, 韓300만원 美1785만원

29일 오전 서울외곽선 구리남양주영업소(판교방향)에서 과적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9일 오전 서울외곽선 구리남양주영업소(판교방향)에서 과적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남양주영업소의 과적단속반 사무실에 경보가 울렸다. 모래를 잔뜩 실은 대형 트럭이 톨게이트에 설치된 계측기를 통과하다가 과적으로 적발된 것이다. 요금소 부스 옆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중량 초과 재검측하세요'라는 안내 문구도 떴다.
 
 현장에 출동한 과적단속반의 이창선 주임 등이 해당 트럭을 별도 차로로 후진시켜 다시 계측기를 통과토록 했다. 결과는 역시 중량 초과였다. 현행 도로법은 총 중량이 40t을 넘거나 바퀴 축 당 중량(축하중)이 10t을 초과할 경우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또 과적 단속 횟수와 초과 중량에 따라 50만~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한다. 
 
 50대로 보이는 트럭 운전사는 "다른 영업소는 다 무사통과 했는데 여기만 걸리느냐"며 항의를 했다. 이창선 주임은 "계측 오차 등을 감안해서 실제로는 총 중량 44t, 축하중은 11t까지 허용하는데 이 수준도 넘어섰다"며 "운전자와 화주들이 법 규정이 아닌 허용 오차까지 고려해서 짐을 더 싣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트럭은 과적 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물을 제대로 빼지 않고 모래를 실은 탓에 적재 칸에서는 쉴 새 없이 물이 흘러내렸다. 또 화물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덮개도 제대로 씌어 있지 않았다. 만일 그대로 영업소를 통과해 고속도로를 달렸다면 흩날리는 물과 모래 때문에 뒤따르는 차량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단속반원이 적재 불량도 지적하자 트럭운전사는 "누군 이런 거 싣고 싶어서 싣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 영업소에서만 하루 평균 1만 7000대의 화물차가 통과하고, 한 달 평균 80건 넘게 과적 차량이 적발되고 있다.   
29일 오전 구리남양주 영업소에서 과적과 적재불량으로 적발된 화물차. 모래 위에 덮개도 제대로 씌어 있지 않고 화물칸 옆에도 모래가 잔뜩 묻어 있다. [장진영 기자]

29일 오전 구리남양주 영업소에서 과적과 적재불량으로 적발된 화물차. 모래 위에 덮개도 제대로 씌어 있지 않고 화물칸 옆에도 모래가 잔뜩 묻어 있다. [장진영 기자]

 
 과적·적재 불량 차량은 '고속도로 위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과적 차량은 도로와 교량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유사시 급제동도 쉽지 않아 대형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적재 불량 역시 다른 차량에는 큰 위험 요인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의 59%가 화물차 관련 사고"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월 강원도 원주 부근의 중앙고속도로에서는 덤프트럭에서 떨어진 자갈로 인해 차량 8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다쳤다. 당시 차량들은 떨어진 자갈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나 다른 차량과 부딪혔다.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런 적재 불량 차량에서 떨어진 낙하물 때문에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만 244건에 달한다. 
2015년 1월 중앙고속도로에 떨어진 자갈로 인해 차량들이 크게 파손됐다. [중앙포토]

2015년 1월 중앙고속도로에 떨어진 자갈로 인해 차량들이 크게 파손됐다. [중앙포토]

 
 한국도로공사가 각 영업소 단속반(단속인력 1140명)은 물론 이동단속반(7개 조 20명)까지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좀처럼 숫자가 줄지 않고 있다. 과적은 최근 5년간 평균 3만 4400건이, 적재 불량은 8만 건 이상 적발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 때문에 과적 과태료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특히 상습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16년 과적으로 단속된 3만 6812건 중 34%에 달하는 1만 2441건이 두 차례 이상 적발된 경우였다. 미국은 과적 차량에 대해 최대 1785만원, 벨기에는 1억원 넘는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또 운전자뿐 아니라 화주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화주의 과적 요구를 운전자가 거부하기는 어렵다"며 "과적이나 적재 불량을 강요하는 화주도 처벌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장기적으로 화물차 적재칸을 박스화해 과적이나 적재 불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