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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내 나는 배우 성동일 “나는 촬영장 관리직”

성동일은 ’나는 배우이기보다 연기 기술자로, 늘 재밌는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미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성동일은 ’나는 배우이기보다 연기 기술자로, 늘 재밌는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미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죽기 전에 재밌는 영화 찍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정말 기분 좋게 봤습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탐정:리턴즈’(감독 이언희, 이하 ‘탐정2’)를 두고 주연배우 성동일(51)은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 인터뷰에서다. “촬영 때 권상우·이광수랑 셋이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찍자. 만 원어치 설렁탕 값 이상은 하자’고 했는데 편집도 속도감 있게 잘했더라고요.”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그가 영화 찍고 인터뷰하기로는 ‘미스터 고’ 이후 5년 만. 여기엔 그런 자신감과 책임감이 바탕이 됐다.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와 얼마 전 종영한 ‘라이브’(tvN) ‘응답하라’ 시리즈(tvN), 지난해 5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청년경찰’ 등 잇달아 히트작을 내면서도 그는 “나는 그저 연기 기술자”라며 인터뷰를 꺼려왔다.
 
‘탐정2’에 새로 합류한 이광수(가운데)는 성동일이 직접 섭외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탐정2’에 새로 합류한 이광수(가운데)는 성동일이 직접 섭외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누가 알아봐 준다고 좋아할 나이도 아니고, 절대 연기로 누굴 가르치려 들면 안 된단 생각도 있거든요. ‘탐정2’는 좋아하는 동생들이 나 하나 믿고 다 나와서 도와준 고마움도 있고 해서….” 그의 목소리가 쑥스러운 듯 낮아졌다.
 
영화는 3년 전 김정훈 감독이 각본·연출한 ‘탐정:더 비기닝’의 속편이다. 그는 “1편은 개봉 첫날 고작 5만 명으로 시작해 입소문으로 260만 관객이 넘었다”면서 “더 잘해보고픈 아쉬움에 상우랑 다시 의기투합했다”고 돌이켰다. 허당기 넘치는 천재 해커 역을 맡은 이광수를 비롯해 김동욱·김광규 등이 그와의 인연으로 합류했다.
 
2편에서 광역수사대 베테랑 형사 노태수역을 맡은 성동일은 아기 띠를 둘러맨 초보 아빠이자 탐정 ‘덕후’ 강대만(권상우 분)과 아예 탐정사무소를 차리고 미제 사건을 추적한다. 약혼자를 잃은 가난한 임산부(정연주 분)의 의뢰에서 시작해 더 큰 배후로 이어지는 범죄 규모, 사건 전개의 촘촘함에 있어 형(1편)보다 나은 아우다. 이번에는 ‘미씽:사라진 여자’(2016)에서 워킹맘(엄지원 분)의 아이 실종 사건을 그린 이언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콤비의 쫄깃한 추리극에 더해, 수사 도중 똥 기저귀를 가는(강대만) 등 생활형 코미디도 한층 강화됐다.
 
“노희경 작가가 대본을 쓴 ‘라이브’처럼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면 안 되는 작품도 있지만, ‘탐정’ 시리즈는 애드리브에서 웃음이 많이 터져요. 근데 애드리브도 상대방 대사를 안 듣고 혼자 준비하면 밑도 끝도 없는 말장난이 되거든요. 0.5초 차이로 호흡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져요. 현장 리허설을 되게 많이 했죠. 똥 기저귀는 죽을 사다가 색을 넣어 만들었는데 상우랑 서로 잘 아니까 극 흐름에 ‘오바’되지 않게 촬영하며 잘 놀았죠(웃음).”
 
즉흥성과 순발력을 오가면서도 성동일은 모니터를 잘 보지 않는다고 했다. “앞 테이크 감정을 기억했다가 다음 테이크에 조절해야 하는데 촬영하고 우르르 몰려가서 이미 찍은 걸 또 보면 그런 감이 없어져요.”
 
이언희 감독의 차분한 진두지휘 하에 1편에 이어 다시 뭉친 스태프들이 편안하게 어우러졌다고 그는 귀띔했다. 촬영 내내 그의 숙소는 모두를 위한 사랑방, 일명 ‘동일포차’로 통했다. “연극할 때부터 습관이에요.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한 작품을 하려면 자주 모이는 수밖에 없잖아요. 한 시간 술 먹으면 양심상 30분은 영화 얘길 하니까요. 자정 넘어 집에 사람들을 데려가도 집사람이 ‘우리 신랑은 술 먹는 게 유일한 스포츠다’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연기보단 현장 분위기를 만들려고 캐스팅하는 ‘관리직’ 배우”라며 껄껄 웃었다.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사진 JTBC]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사진 JTBC]

“노희경 작가도 그랬는데 광수가 눈이 참 좋다”며 자주 후배들을 칭찬하는 그가 간혹 자리를 가리지 않고 따끔한 질책을 하는 것도 그런 생각 때문이다. “조명·카메라 일찍 세팅해놓고 다 기다리는데 배우가 지각하면 현장 전체 일정이 늦어져요. 그게 저는 참기가 힘들더라고요. 배우만큼 좋은 직업이 어디 있어요. 먹여줘, 재워줘, 돈 줘, 연기 가르쳐줘. 그걸 다 가능하게 해주는 게 카메라 뒤에 있는 스태프에요. 스태프 없이 배우는 존재할 수 없어요. 그 고마움을 알아야죠. 대부분 배우가 열심히 잘하는데 몇몇이 문제에요. 그래서 제가 ‘관리직’이에요. 제가 참여하는 현장은 적어도 지각하는 배우는 없으니까요.”
 
현장 선배로 원칙을 중시하되 속정 깊은 성격은 최근 출연작들의 캐릭터에서도 이어진다. 대표적으론 ‘미스 함무라비’의 부장판사 한세상 역이다. 그는 젊은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과 직장상사의 성추행 사건을 놓고 “가장의 밥줄은 목숨과도 같다”고 언쟁하는 등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내지만 후배 판사들에 의해 조금씩 변화한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드라마 제작진도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동일이 형의 캐릭터로 잘 버무려주면 양쪽의 사고방식을 다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더군요. 젊은 세대와 윗세대를 잇는 것도 제 나잇대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그는 이 장면을 방송으로 보지 못했다. “집에 TV가 없어요. 배우가 연기 잘하고 잘 찍었으면 된 거죠.”
 
그는 대중에게 비치는 이미지나 인기엔 크게 연연치 않는 듯했다. 대신 불우했던 유년기를 돌이키며 “제일 큰 행복”으로 “주말에 애들 데리고 생선구이 집에 세 번도 갈 수 있다는 것, 우리 애들이 아빠 명의로 된 집에서 산다는 것”을 꼽았다.
 
“일이 많아 바쁜 게 소원이었는데 소원도 이뤘죠. 혼자서 10m 이상 못 걸을 때까진 연기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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