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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언젠가 풍선처럼 펑 터지는 것

‘바라나시’ 개봉에 맞춰 방한한 아딜 후세인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담긴 영화라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바라나시’ 개봉에 맞춰 방한한 아딜 후세인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담긴 영화라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니죠. ‘바라나시’는 삶과 죽음이 끊이지 않고 순환한다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바라나시’ 주연 아딜 후세인
아버지와 떠나는 마지막 여행 그려
40대 늦깎이 영화 입문한 철학도

인도영화 ‘바라나시’의 주연 배우로 국내 개봉에 맞춰 방한한 아딜 후세인(55)은 영화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극 중 77세 아버지 다야(라리트 벨)는 대뜸 가족에게 바라나시에 가겠다고 말한다. 장남 라지브(아딜 후세인)는 바라나시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다. 인도인이 겸허하게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여행지. 갠지스 강가의 바라나시에선 하루에도 몇 차례 화장이 진행된다. 일밖에 모르는 라지브는 내키지 않지만 아버지 뜻대로 이곳으로 향하고,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이 영화는 슈브하시슈부티아니 감독이 당시 24살에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후세인은 “젊은 청년이 죽음에 대해 이만큼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 것에 놀랐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가 담은 죽음에 대한 초월적인 태도는 인도의 문화적 특징입니다. 많은 현자의 가르침을 은연중에 받아들인 것이죠.” 그는 이 영화에서 “극 중 다야가 모든 세속적인 가치를 내려놓고 죽음을 홀로 받아들이는 대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바라나시에서 아름답고도 쓸쓸하게 장례식이 열리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삶이 풍선처럼 곧 펑 하고 사라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죠.”
 
영화 ‘바라나시’의 한 장면. [사진 마노 엔터테인먼트]

영화 ‘바라나시’의 한 장면. [사진 마노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오브 파이’ ‘굿모닝 맨하탄’ 등 굵직한 영화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카메라보단 무대가 친숙한 배우다. 열여덟에 집을 떠나 대학에서 철학을 배운 뒤 연극과 스탠딩 코미디에 심취했던 그는 40대에 이른 2009년부터 영화에 출연해왔다. 그는 “긴 시간 연기, 삶과 죽음에 대해 집착적으로 질문했다”고 말했다. “연기를 배울 때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왜(why)’ 그리고 ‘원하는 것(want)’을 생각하라고 배웠죠. 진정성 있는 연기를 위해서요. 이를 인생에 적용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30대 초반 젊은 사람은 늙고, 노인이 되면 필연적으로 아프고 죽는다는 걸 받아들이자 삶이 달라졌다고 했다. “죽음은 지금 당장 혹은 내일 닥칠 수도 있으니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 여기며 살게 됐죠. 버킷리스트가 필요 없습니다. 아내와 아들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을 자주 표현합니다.”
 
후세인이 오랜 시간 연기에 매진한 까닭은 “연기가 진짜 삶보다 더 진실할 수 있음을 알아서”다. “연기할 땐 온 감정을 집중한다”는 그는 “연주자의 악기처럼 배우는 몸의 모든 것을 표현 도구로 삼는다. 연기에 임할 때마다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본 후 상대를 보고, 그 다음엔 이 공간을 둘러싼 사회와 우주를 생각한다. 그때 진정 살아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러한 진지한 태도는 이안 감독을 비롯한 거장부터 새로운 인도 영화를 만들려는 신인 감독까지 매료시켰다.
 
매해 1000편 이상 영화가 제작되는 인도영화계의 대표 장르는 뮤지컬과 코미디다. 대중영화와 독립영화 모두에 출연해 온 후세인은 인도영화계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저렴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죠.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며 세계 영화가 인도에 들어오며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도 고유의 문화를 토대로 인간의 정신성, 민족주의, 가족 관계를 파고드는 영화가 점차 나오는 추세예요. 넓은 바다에 물 한 방울 만큼 작은 시작이지만 기대할 만한 변화입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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