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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피해자 쏙 빼고 "文대통령 말처럼 소득증가" 두둔한 靑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일을 하는 근로자만을 기준으로 하면 근로 소득은 전 계층에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게 지난달 31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의 근거라고 해명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계 소득동향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계 소득동향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지난달 2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하위 20%(1분위)의 소득은 역대 최고치인 8% 감소했고, 양극화 지수도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후 최악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두둔하고 나서자, 야당은 “90%라는 수치가 어떻게 나온 거냐”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홍 수석을 내세웠다. 홍 수석은 이날 간담회에서 “통계청 원 자료를 다시 분석해보니 개인 근로소득이 하위 10%만 작년 같은 시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고 나머지 90%는 작년 대비 2.9%포인트에서 8.3%포인트 증가했다”며 “문 대통령의 90% 발언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제시한 자료는 ‘근로자 가구’와 ‘비근로자 가구’를 합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통계청 자료와 달리 ‘근로자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근로자 가구는 가구주(실제로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가 정부·기업에서 월급을 받는 가구다. 비근로자 가구는 가구주가 자영업자거나 은퇴·실직 등으로 무직이 된 가구다.
청와대 소득 자료

청와대 소득 자료

 
홍 수석의 설명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소득은 늘었고, 양극화도 개선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통계 분석은 정작 최저임금 급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나 해고된 실직자 등은 빼놓고 계산한 결과란 점에서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해 최저인금 인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제외하고 이득을 본 사람들만 따지는 통계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실제로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보다 8% 줄었는데 이중 비근로 가구의 소득은 13.8%나 감소했지만, 근로 가구 소득은 0.2% 늘었다. 차상위 2분위 가구 소득도 전체로는 4% 줄었지만, 일자리가 있는 가구의 소득은 소폭(0.6%)이나마 증가했다.
 
이날 홍 수석도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전 분위에 걸쳐 평균소득이 늘었고, (실업자 등) 비근로자 가구에서는 저소득층의 소득감소가 나타났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저소득층 중에서 비근로자가 왜 증가했는지, 그들의 소득은 왜 줄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청와대 소득 자료

청와대 소득 자료

 
이에 대해 경제계에서는 저소득층이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일자리를 뺏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발표한 청와대의 해석은 오히려 근로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설명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없었다면 일을 하고 있었을 사람이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구별 소득 지표가 나쁘게 나왔다면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지표를 내밀어 자기 말이 맞다는 식으로 자존심 싸움을 한다. 밖에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렵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문제가 된 저소득층 문제는 처음부터 일자리정책으로 100% 해결하기 어려운 일종의 ‘구휼 성격’이 있는 계층”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이 초점을 맞춰온 2~3분위(소득 하위 20~60%)의 소득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던 1분위 계층의 소득이 줄어든 데 대해 대책을 요구한 것일뿐 정책 기조 자체를 변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화ㆍ위문희 기자, 세종=하남현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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