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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한중일이 대북 원조”…美는 비핵화만 챙기고 돈은 안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북한은 위대한 국가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비핵화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방침을 재차 표시했다. 그런데 돈을 대는 주체로 미국이 아닌 한·중·일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예방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뒤 북한 체제 보장 방안을 묻는 기자에게 “한국이 그것(경제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과 일본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흰 봉투에 들어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흰 봉투에 들어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이 돈을 대야 하는 이유로 “우리는 북한과 6000마일 떨어져 있다. 북한은 그들의 이웃국가이지 우리의 이웃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안보 문제도 경제적 득실을 먼저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맨 기질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인의 세금으로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세계의 경찰’ 역할은 그만 두겠다는 게 그의 외교 기조다.
 
게다가 한 해 적자 규모가 8000억 달러를 넘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상황도 대북 지원 의사를 선뜻 밝히기 어려게 만드는 요인이다. 비핵화 조치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은 이상 예산을 틀어쥔 의회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한ㆍ중ㆍ일은 대북 지원 의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지원의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 남북 관계 개선의 한 방식으로 철도 연결 등 10ㆍ4 남북공동선언에서 명시한 경제협력 의제들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보 차원에서 대규모 원조를 할 가능성이 있다. 북·중 관계에 밝은 소식통은 “중국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해외 개발원조(ODA)를 담당하는 장관급 기구 ‘국가국제발전합작서’를 만들었다”며 “중국형 ODA에 북한 지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북한에 식민지배 배상금을 지급한 뒤에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과는 식민지배 보상금 문제를 해결했지만, 북한에는 아직 식민지배 배상을 하지 않았다. 북ㆍ일 수교도 이 문제가 해결된 뒤 가능하다. 학계에서는 배상금이 100억~3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을 90분 가량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영철은 대형 봉투에 담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에게 친서를 면전에서 읽기를 원하느냐고 물었지만 김영철은 “나중에 보셔도 된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이후 기자들을 만나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굉장히 멋지고 흥미로운 친서”라고 말했다. CNN 등 외신들은 친서에 비핵화와 관련된 특별한 약속이 명시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당국자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후 집무동 밖까지 나와 선 채로 김영철과 수분 간 환담하고 차량 탑승을 안내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모든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내가 그들이 뭔가를 하기를 원한다고 정말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일 오후 뉴욕으로 복귀한 김영철은 3박4일 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김영철이 탑승한 중국국제항공 CA982편은 3일 오후 7시59분(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김영철은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 머물며 중국 고위 인사와 만나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은 4일 정오 평양행 고려항공 JS152편을 이용해 출국할 예정이다.
 
강혜란·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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