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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 전화했고 6번 만났다…그런 아베를 배신한 트럼프

 -오늘로 전화 회담은 몇 번이죠?
 

"최대 압력 말하고 싶지 않다"는 트럼프에 일본 정부 충격
日언론 "트럼프,노벨상과 선거 욕심에 北주장 받아들여"
"비핵화 길어지면 北 시간벌기로 이어질 것"우려 쏟아내
日"납치문제 해결없이 북에 돈 못준다",트럼프와 입장차

“전화 회담은 오늘이 23회째, 대면 정상회담이 그동안 6회 입니다.”
 
 지난달 28일 밤 11시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의 전화 회담의 내용을 설명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의 브리핑은 기자들과의 이런 문답으로 끝났다. 
지난 4월 워싱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AP=연합뉴스]

지난 4월 워싱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AP=연합뉴스]

 
언제나처럼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간 친밀감의 ‘상징’인 전화 통화와 회담 횟수를 자랑스럽게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2일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쑥대밭이 됐다. 1일(미국 워싱턴 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발언들 때문이다. 
 
“6월 12일 북·미회담은 시작이다. 한번의 회담으로 (비핵화를)실현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번 회담에서 어떤 서명도 할 생각이 없다" "나는 오늘 그들(김영철 등 북한 대표단)에게 말했다. 천천히 하라고, 우리는 빨리 갈 수도 있고, 천천히 갈 수도 있다" "더이상 ‘최대의 압력’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다" "미국이 (대북지원에) 돈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지는 않다. 한국과 중국,일본이 도와줄 것"이라는 발언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흰 봉투에 들어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흰 봉투에 들어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캡처]

 
일본에겐 트럼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였다.
 
그중에서도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를 가장 직접적으로 당황시킨 건 ‘최대의 압력’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다는 대목이다.  
 
23차례에 걸친 전화 회담과 6번의 직접 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은 100% 함께 한다”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의 압력을 가한다”는 데 완전히 의견일치를 봤다고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가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북 최대 압력'이라는 트럼프·아베 공조의 상징적인 표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굿바이를 선언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2일 시가(滋賀)현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북한이 올바른 길을 걷도록 하기 위해 압력을 높이고, 샛길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일본은 국제사회를 리드해왔고,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압력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가 이런 압박의 성과라는 주장을 강조한 것이다.  
 
휴일인 3일 지인들과 골프 회동을 한 아베 총리는 이날도 취재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도쿄 인근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도쿄 인근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당황한 모습이다. 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중이던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트럼프의 발언 이후 자신의 연설내용 중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한다’는 대목을 ‘현재 실시중인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한다’로 조정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 [EPA=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와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 [EPA=연합뉴스]

마이니치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 간부들 사이에선 “계속 일본이 압력유지만 주장할 경우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7일로 예정된 워싱턴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트럼프-김영철 회동과 관련해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만 의미를 둔 나머지 단계적 비핵화라는 북한의 주장을 용인해 버렸다”고 우려한다.   

 
‘천천히 갈 수도 있다’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두고서다. 
 
마이니치는 “비핵화 과정의 장기화는 또 북한에게 시간벌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트럼프의 태도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합의 전망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결정한 것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회담 실현 자체를 우선시한 탓”이라고 해석했다. 도쿄신문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북 경제지원은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할 것’이란 취지로 말한 것도 일본내에선 큰 논란 거리다. 
 
일본은 ‘핵과 미사일, 납치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통한 국교정상화 없이 대북 경제지원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의 간부는 요미우리 신문에 “납치문제가 미해결인 채로 북한에 거액의 경제협력을 하는 건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를 비롯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일본 정부와 납치 피해자 유족들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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