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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장소 및 식사 비용 누가 어떻게 낼까?

트럼프ㆍ김정은 담판, 의전 교범은 3년 전 중국ㆍ대만 정상회담…전망은 예측불허
 
북한과 미국 지도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얼굴을 맞대며 만난 적이 없다. 그래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전례가 없는 회담이다. 외교가에선 싱가포르 현지에서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회담 의전과 경호를 놓고 고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됐다. 서로 만났던 전례가 없으니 새로 만들어야 해서다.

66년 만에 성사된 양안 회담도 싱가포르서 개최

 
상견례 경험이 없는 미국과 북한 정상 간의 첫 회담에는 3년 전 중국과 대만이 분단 66년 만에 열었던 첫 정상회담이 ‘유사 교범’이 될 수 있다. 북·미 정상이 이번에 만나는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백악관이 중국과 대만의 정상 회담을 먼저 거론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라즈 샤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은 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정해진 데 대해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 양쪽과 수교를 맺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과 대만 지도자들의 첫 번째 회담도 몇 년 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북한으로선 과거 양안 정상에 첫 만남의 장소를 댔던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경험을 얻을 수도 있다. 실제로 헤이긴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부장은 싱가포르 정부와 함께 의전·경호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분단 후 66년 만인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 [AP=연합뉴스]

분단 후 66년 만인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은 2015년 11월 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났다. 일정은 당일치기였다. 두 정상은 당일 아침에 각각 비행기로 출발했다. 시 주석과 마 전 총통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 3시, 샹그릴라 호텔 회담장이었다. 두 정상은 기자들 앞에서 81초 간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역사적인 81초 간의 악수 장면(사진)이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시 주석과 마 총통은 각각 모두발언 후에 약 50분 간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배석자는 각각 6명이었다. 시 주석은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해협(물)이 양안을 갈라놓아도 (피를 나눈) 형제의 정은 변함이 없다”며 “양안은 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마 전 총통은 “66년의 시공을 초월해 손을 잡았다”며 “양안 인민은 중화민족이며 염황(중국인이 시조로 삼는 염제와 황제)의 자손”이라고 화답했다. 회담 이후엔 장즈쥔(張志軍) 당시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장관)이, 대만은 마 전 총통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이번에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각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을 알리는 ‘준비된 모두발언’을 내놓게 된다.   
 
시 주석과 마 총통의 정상회담 때 두 정상은 모두 감색 정장을 입었지만 넥타이는 시 주석은 붉은색, 마 총통은 푸른색을 맸다. 각각 중국 공산당의 붉은색, 대만 국민당의 푸른색을 상징했다. 앞서 오전에는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했던 시 주석이 대만 측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넥타이 색깔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시 나왔다. 회담장에는 중국의 오성홍기도, 대만의 청천백일기도 걸려 있지 않았다. 벽지도 황색벽으로 중립적인 색깔이었다. 회담장 임차료나 식사비도 절반씩 부담했다.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독립국가로서의 동등함을 유지하는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번에도 회담 비용은 미국과 북한이 절반씩 낼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 성조기와 북한기가 걸릴지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양안 회견에선 기자회견 이후 두 정상을 포함해 회담 참석자 14명이 호텔 내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원형 테이블에 한 명씩 엇갈려 앉아 화합 분위기를 연출했다. 만찬장 테이블 위에 놓인 참석자 이름표와 식단도 중국 측에는 간체자, 대만 측에는 번체자를 썼다. 
 
두 정상은 서로를 ‘주석’이나 ‘총통’ 대신에 ‘선생’으로 불렀다. 만찬용 술로 각각 마오타이(茅台)주, 진먼(金門)고량주를 준비해왔다. 마 전 총통이 준비해 온 진먼고량주 두 병은 단연 화제였다. 1960년대까지 중국의 포격이 끊이지 않았던 진먼다오의 상징성 때문이다. 양측은 95분 간의 만찬에서 고량주 두 병을 모두 비웠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마 주석의 얼굴이 불콰해진 채 만찬장을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2015년 11월 9일자 중앙일보 보도 사진(4,5면)

2015년 11월 9일자 중앙일보 보도 사진(4,5면)

 
만찬 메뉴는 모두 일곱 가지였다. 금박 입힌 돼지고기 편육, 전복요리, 후난(湖南)식 풋마늘 랍스터, 대나무 잎 찹쌀밥, 항저우(杭州)식 동파육, 아스파라거스 볶음에 이어 쓰촨(四川)식 국수인 탄탄면이 나왔다. 이어 계수나무꽃 탕위안(湯圓)과 과일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둥글둥글한 탕위안은 만사가 원만하기를 비는 뜻에서 중국인들이 명절에 즐겨 먹는 음식이다. 일반인도 한번쯤 먹어봄직한 구성으로 통상적인 국빈 만찬, 중국식으로 말하면 궈옌(國宴ㆍ국연)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들은 7시 20분까지 술을 곁들인 만찬을 했고, 이후 귀국편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도 회담이 성공적일 경우 만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일정의 정상회담으로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며 ‘끝장 담판’을 공언했다. 따라서 양안 회담 때처럼 두 정상이 당일 저녁에 편안한 만찬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술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모두 ‘예측불허’다. 특히 외국 정상을 앞에 놓고 사전 협의에 없었던 무역 역조 문제를 꺼내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김정은을 상대로 느닷없이 압박성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김정은이 극진한 예의로 대응할지, 아니면 똑같이 가시가 담긴 말을 꺼낼지도 관심거리다. 이때문에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과거의 국제 회담 사례가 그리 소용이 없으리라는 전망도 외교가에서 돌고 있다.
 
양안 회담에서 시 주석과 마 총통은 웃었지만 반나절 동안의 훈훈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현재까지 양안 관계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이 대만 대선을 두 달 남긴 시점에 잔여 임기 7개월에 불과한 마 전 총통과의 회담을 선택한 게 선거 판세에 최대한의 영향을 주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중국과 거리를 두는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는 중단됐고,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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