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찔끔' 퇴직연금 수익률, '디폴트 제도'가 해결사

기자
김성일 사진 김성일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7)
퇴직연금 이야기만 나오면 일단 용어부터 생소하다는 푸념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디폴트제도’다. 퇴직연금제도는 사실 매우 복잡하고 전문 용어도 많다. 하지만 퇴직연금제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점차 용어와 제도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산운용에 있어 고객이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다면 사전에 합의된 조건(디폴트 옵션)으로 자동으로 운용하는 것이 디폴트제도다. [중앙포토]

자산운용에 있어 고객이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다면 사전에 합의된 조건(디폴트 옵션)으로 자동으로 운용하는 것이 디폴트제도다. [중앙포토]

 
디폴트 제도는 자산운용시장에서 비교적 일반화된 용어다. 투자일임형 상품이 이에 해당한다. 자산운용에 있어 고객이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다면 사전에 합의된 조건(디폴트 옵션)으로 자동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로 디폴트제도다. 
 
퇴직연금의 경우 사업자가 가입자의 투자성향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사전 지정된 조건으로 연금 자산을 운용해 주는 것을 말한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가입자가 약정 기한 내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경우 사업자가 제시해 놓은 대표 포트폴리오대로 자동 운용하는 것이다.


적립금 증식 가로막는 원금보장형 쏠림 현상
이 제도가 퇴직연금제에 활용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퇴직연금제도(IRP) 가입자는 사실상 강제로 자산운용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입자는 금융이나 투자 지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나 자산운용상황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잘 알지 못하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것이 두려운 가입자는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데, 이를 가입자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디폴트 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디폴트제도가 퇴직연금제에 활용되어야 하는 이유는 개인퇴직연금제도(IRP) 가입자가 금융이나 투자 지식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디폴트제도가 퇴직연금제에 활용되어야 하는 이유는 개인퇴직연금제도(IRP) 가입자가 금융이나 투자 지식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저금리 상황이 고착화해가는 현 상황에서 원리금보장형에 치우친 퇴직연금 자산운용 구조는 가입자의 퇴직적립금 증식에 매우 불리하다. 장기간 적립·운용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가입자가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합리적인 투자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은 금융이나 투자 지식의 한계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보통 초기에 구성한 적립금 포트폴리오를 투자환경이 바뀌어도, 수익률이 낮아도 거의 리밸런싱(운용 자산의 편입비중 재조정)을 못 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능동적이고 선행적인 퇴직연금 사업자의 안내 부족도 이런 현상의 만연에 한몫한다. 디폴트 옵션이 있다면 대부분의 가입자가 이 옵션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조사도 있다.
 
현행 퇴직연금제도 아래 사업자의 자산운용은 근래 도입된 일부 펀드상품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원리금보장상품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원리금보장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퇴직연금사업자들을 안주하게 만들어 결국 저 수익률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주요 연금 선진국에서는 DC형 퇴직연금 가입이 늘면서 실질적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디폴트 투자 제도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국의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제도 개요. [자료 기재부 의뢰과제 보고서]

주요국의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제도 개요. [자료 기재부 의뢰과제 보고서]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퇴직연금제가 발달한 국가는 그 나라 퇴직연금시장 환경에 맞는 디폴트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런 디폴트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다음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첫째, 원리금보장상품에서 디폴트제도 활용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가 높아질 것이다. 
둘째, 디폴트 제도는 퇴직연금 사업자의 경쟁력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가입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제도설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셋째, 가입자의 수익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위험에 대한 부담감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제도 성공의 전제조건이 있는데, 가입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적립금이 위험자산에 투자돼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에 대해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만 한다.


손실의 책임소재 가릴 법적 장치 마련돼야
모든 제도는 제도도입 취지, 제도 활용방법, 기대 가치 등에 대한 가입자와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폴트 제도에 대한 가입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사전 지식이나 의미 이해 없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가입자가 받아들이고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퇴직연금제도 개선에는 가입자의 가치 제고가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제도의 필요성을 모두 공유하더라도 잘 꿰어야 보물이 되는 법이다.
 
김성일 (주)KG제로인 연금연구소장 ksi2821@nate.com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