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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김명수 전·현 대법원장 ‘재판 거래 의혹’ 정면충돌

김명수 대법원장(左), 양승태 전 대법원장(右)

김명수 대법원장(左), 양승태 전 대법원장(右)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1일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거래’ 의혹을 둘러싸고 기자회견과 법관들에게 보내는 e메일 공개 등의 방식으로 간접 충돌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재판에 간섭하거나 재판을 흥정거리로 삼은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나 하급심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고 상고법원에 반대하거나 재판에서 특정 성향을 나타낸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재임 시절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된 지 일주일 만이다.
 
특히 그는 특별조사단(특조단)의 조사에 대해 “1년 넘게 세 번 조사해 (법원행정처) 컴퓨터를 남의 일기장 보듯 뒤졌고 400명 넘게 조사했는데도 밝혀내지 못했다”며 “그 이상 뭐가 밝혀지겠느냐. 제가 가야 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의 부적절한 행위가 지적된 데 대해 (당시) 사법행정 총수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뒤 공개된 법관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번 사태에 충격과 비참함을 느낀다”며 “(특조단)조사 결과는 수많은 법관의 자긍심과 국민의 신뢰가 함께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찰과 통제의 대상이 됐던 법관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전·현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를 놓고 같은 날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4일 서울중앙지법과 가정법원 등에서 열리는 판사회의와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김 대법원장은 이 회의에서 수렴되는 의견을 반영해 ‘양승태 사법부’에 관한 형사 조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대법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부 판사 성역 없는 수사 요구=한편 의정부지법 배석·단독 판사 30여 명은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고 ‘재판 거래’ 파문과 관련해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권을 달리하는 두 대법원장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선 판사들의 첫 번째 공식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의결하고 이를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게시했다.
 
성남=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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