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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평생 한 번 기회” … 김정은 결단 촉구

뉴스분석 
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 오후(한국시간 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외교 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뉴욕에서 김 부위원장과 1일 오전 9시5분(현지시간)부터 11시25분까지 140분간 회담을 했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로 가는 길이 마지막 고비에 접어들었다고 정부 소식통들은 말했다. 막판 쟁점은 뭐고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까. 회담 내용을 아는 소식통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중간 점검을 했다.
 
◆협상 어디까지 왔나=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북한이 함께하면 양국은 불신·공포·위협이 아니라 우정과 협력의 미래(create a future defined by friendship and collaboration)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강하고(strong) 세계와 연결돼 있으며(connected) 안전하고(secure) 번영하는(prosperous) 북한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며 핵 없는 북한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한 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결단도 촉구했다. 그는 “세상을 바꿀 평생에 한 번 있을 기회를 잡으려면 김 위원장의 대담한 지도력(bold leadership)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게 결단을 촉구한 건 역설적으로 이번 담판에서도 아직 북·미가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위성락(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서울대 객원교수는 1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회견 내용을 보면 북·미 협상의 진전 속도가 썩 빠르지 않거나 여의치 않은 것 같다”며 “(6·12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아직 열흘 이상 남았기 때문에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협상에 정통한 전직 고위 외교관도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에서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언급한 점, 질의응답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한 점 등을 볼 때 의견 접근이 기대만큼은 안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뭐가 문제인가=외교 소식통의 발언을 종합하면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을 둘러싸고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신속한 일괄 타결(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북한) 간 간극이 크고 북한이 과거 6자회담 당시 채택했던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단계적 해법을 또다시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이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 나가며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 해결이 진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1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서한에 대해 전례 없이 저자세를 취하면서도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가자”고 했는데, 김 위원장이 이런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른 쟁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진행된 판문점 실무협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요구한 ‘행동 대 행동’ 원칙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진행 상황에 따라 대북제재 해제 등을 통해 일부 보상할 수 있다는 ‘트럼프 모델’을 최근 제시했지만 기본적으론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입장이다.
 
성 김, 서울 체류 연장하고 대기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최선희는 협상에서 남북한 군사력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미국의 ‘완전한 체제보장(CVIG)’의 일환으로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의 전략자산 순환 배치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다.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 의지를 보여줄 초기 조치(front loading)로 핵무기 일부 반출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다. 당장 8월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예정돼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맞교환 카드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누차 강조해온 대북 경제 지원이나 북·미 관계 정상화보다는 체제 안전보장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트럼프·김영철 면담에서 이 같은 간격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은 또 한번 판문점 실무협상으로 넘어올 전망이다. 당초 북·미는 성 김·최선희 실무협상→폼페이오·김영철 담판→트럼프·김영철 면담을 통해 첫 정상회담 합의안 도출과 회담 재성사 발표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교수는 “주유엔 북한대표부에서 폼페이오·김영철 담판 결과를 김 위원장에게 보고한 후 훈령을 다시 받을 것”이라며 “북한의 추가 양보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판문점 실무협상을 재개해 계속 협의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성 김 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당초 지난달 30일까지로 예정됐던 체류 일정을 연기한 채 추가 협상을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다.
 
북·미 간 합의안 도출이 지연되면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도 아직까지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1일 회견에서 “협상은 수일 또는 수주가 걸릴 것이며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성남 주유엔 북한대사도 이날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회담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라고 여지를 남겼다.
 
또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고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확정하기 위한 추가 회담 정도만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1일 트럼프·김영철 면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될 수도 있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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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