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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오른팔 vs 김여정 최측근 … 뉴욕서 비핵화 기싸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코린티안 콘도미니엄 내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만찬을 한데 이어(왼쪽 사진) 31일 같은 장소에서 회담하고 있다. [뉴스1]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코린티안 콘도미니엄 내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만찬을 한데 이어(왼쪽 사진) 31일 같은 장소에서 회담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북·미 담판에는 향후 비핵화 협상에 등장할 주역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담 풍경을 담은 사진 19장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양쪽 옆으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장과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이 각각 배석했다. 북한 측에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중심으로 김성혜 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이 자리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대화를 나눴지만 다른 참석자들은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메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앤드루 김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3월 첫 방북 이전에 평양에 들어가 북한과 일정을 실무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 인물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에 모두 동행했으며 2차 방북 당시 김 위원장 면담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배석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김 센터장은 북핵 협상의 막후 조율자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지난달 30일 만찬에도 유일하게 배석했다. 이번 뉴욕 담판 참석은 그동안 북측과 수많은 비공식 실무회담을 해 협상 내용을 모두 꿰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석 중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대행이기도 한 램버트 한국과장은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 대표부 소속 외교관들과 얼굴을 맞대고 협상하는 실무 책임자다. 김 부위원장의 첫 미국 방문도 그가 뉴욕 북·미 채널을 통해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램버트 과장은 지난 4월 말 방한했을 때 우리 정부 당국자들과 북·미 정상회담과 한국의 대북정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 방문 때엔 덜레스 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영접하기도 했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미측의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폼페이오 장관,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장. 이어 북측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 선책략실장, 북한 통역, 김영철 부위원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 [AFP=연합뉴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미측의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폼페이오 장관,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장. 이어 북측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 선책략실장, 북한 통역, 김영철 부위원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 [AFP=연합뉴스]

사진엔 없지만 같은 시기에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이끈 성 김 주필리핀 대사 역시 향후 비핵화 협상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소 김 대사와 가까운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경질이 임박한 것으로 외신 보도가 나오는 수전 손턴 지명자를 대신해 성 김 대사가 국무부로 복귀해 동아태 차관보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앤드루 김 센터장의 맞은편에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자리 잡았다. 남한을 상대로 하는 통일전선부 실장이 북·미 협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례적이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때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근거리에서 밀착 보좌해 최고지도부의 신임을 받는 실세임을 과시했다.
 
램버트 한국과장의 카운터파트인 최강일 국장 대행은 램버트 과장과 함께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실무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올림픽 때에도 김 부위원장과 함께 방한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후임인 최 국장 대행은 지난 3월 20~2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미 ‘1.5 트랙’(반관반민) 대화에 미국연구소 부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1.5 트랙’ 대화에 한국 측 대표로 참석했던 한 인사는 “최 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국장으로 승진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고 소개했다. 앞서 최 국장 대행은 지난해 1월엔 평양에서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가능하다”는 대미 경고 메시지를 날린 적도 있다.
 
전날 만찬 때와는 달리 이날 회담에는 폼페이오 장관 옆에 이연향(61) 통역국장이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앤드루 김 센터장이 통역을 대신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공식 통역관이 등장한 것이다. ‘닥터 리’로 통하는 이 통역국장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늘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한국어 통역관으로 일했다. 이전에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통역도 했다.
 
이 통역국장의 등장을 두고 폼페이오-김영철 담판이 공식 회담이어서 통역관이 참석하는 게 관례라는 설명과 함께 일각에선 양측이 공동 합의문을 정확하게 작성하기 위해 통역관을 대동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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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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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