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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현의 통계 엿보기] 매달 새 기록 반도체 수출…커지는 ‘쏠림’ 우려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감추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기사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걸 지적했다. 잘 나가는 반도체 시장만큼 반도체 편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매달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08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가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회로가 새겨진 포토마스크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은 미·중 무역 전쟁과 내수 침체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타파를 위한 경영에 나서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가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회로가 새겨진 포토마스크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은 미·중 무역 전쟁과 내수 침체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타파를 위한 경영에 나서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올해 3월(108억 달러)에 이어 재차 수출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사상 최대 기록도 경신했다. 20개월 연속 증가 기록도 이어갔다. 증가율도 가파르다. 올 1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53.3%를 기록했다. 이어 2월 40.8%, 3월 44.2%, 4월 37%, 5월 44.5%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고 중화권 완제품 업체의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재고 수요 확대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추이. 자료: 한국은행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추이. 자료: 한국은행

 
문제는 우리 경제의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에 21.3%를 나타냈다. 2017년 이 비중은 17%를 기록했고, 지난 4월에는 19.5%였는데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투자 역시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2016년 2분기에서 2017년 2분기 사이 설비투자의 20.2%를 반도체가 도맡았다.
 
반도체 시장 호황이 수출과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내외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세계반도체 시장 호황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6년 하반기 이후 D램 메모리 반도체 주도의 호황 국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갈 전망”이라며 “내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면 경기변동에 순응적인 D램 수요 증가세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와 같은 해외 투자은행(IB)도 “정점이 머지않았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수출이 509억8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것이며, 역대 5위 수출 실적이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수출이 509억8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것이며, 역대 5위 수출 실적이다. [연합뉴스]

 
반도체 시장이 주춤할 경우 반도체를 대신해서 한국 경제를 지탱할 다른 산업이 있어야 한다. 이런 대체 산업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이 이미 심각성을 표명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소위 반도체 착시현상에 대해 정부도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다”라며 “반도체 쪽에서 여러 가지 상황 변화가 있을 경우에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31일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반도체 쏠림 현상이 위험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ㆍ조선 등 주력 업종의 경쟁력 약화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이미 경기 지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4월 전체 산업생산은 한 달 전보다 1.5% 늘었다. 2월과 3월 뒷걸음질 쳤다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는 부진했다. 소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는 4월에 전달보다 1%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뒷걸음질이다. 설비투자는 3월에 전달 대비 7.8% 줄어든 데 이어 4월에도 3.3% 감소했다.  
 
이런 만큼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대희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수출 주력 산업의 대외 경쟁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산업 구조조정을 하고 더 나아가 전반적인 경제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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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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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