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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교육 구하겠다" vs "다시 한번 헌신하겠다"…서울교육감 후보자 첫 토론회

“조영달 후보는 인공지능(AI) 가정교사인 ‘에듀내비’로 서울 학생의 학력 높이겠다고 했다. 에듀내비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고,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설명해달라.”(최예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
“조희연 후보는 교육감 임기 동안 ‘고민 교육감’이라 불렸다. 교육 문제가 발생하면 매번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반복해서다. 재선되면 고민하는 모습 대신 뚝심을 보여줄 수 있나?”(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사교육걱정없는세상·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서울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자를 초청하고 이들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 날선 질문을 던지며 검증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에서 두번째)가 1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열린 '2018 서울교육감 시민선택'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책구상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에서 두번째)가 1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열린 '2018 서울교육감 시민선택'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책구상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6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2018 서울교육감 시민선택’(서울시민선택)은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가나다 순)의 공약 검증 토론회를 열고 각 후보자와 50분씩 개별 토론회를 가졌다. 이는 지난달 31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첫 다자 토론회다.
 
조영달 후보는 토론회 시작 전 모두 발언을 통해 “교육을 정치에서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교육 모습은 정치 논리에 따라 어제의 정책이 오늘 뒤집히고, 내일은 어떤 정책이 나올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망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뒤 “지난 40년간 대학은 물론 중·고교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했고, 청와대에서 교육 정책의 입안과 집행을 경험한 교육 전문가인 나에게 서울 교육을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고2·3학년 학생들에게 소속 학교는 물론 인근 고교·대학·사회단체·기업·산업체 등이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드림 캠퍼스’를 꼽았다. 이는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가 시행 중인 ‘개방·연합형 교육과정’과 비교된다. 개방·연합형 교육과정은 고교생들이 소속 학교 외에 인근 고교에서 개설한 과목도 수강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조영달 후보는 드림 캠퍼스에 대해 “(현행 개방·연합형 교육과정처럼) 학교 간 연합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는 정답 없는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 이는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기를 수 없다. 기업과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가정교사’를 도입한다는 조 후보의 공약에 대해,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최예지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 거냐”고 지적하자 “서울대 평생교육원 원장으로 있을 때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간략히 설명하면, AI를 활용해 학생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강점과 취약점을 파악한 뒤,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예제를 제공하고 효과적인 학습법도 제안해 주는 방식”이라 설명했다. 또 “이 공약은 다른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할 정도로 현장의 요구와 실현 가능성 모두 높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이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이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외고·자사고는 현행 유지하되, 과학고·영재학교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하겠다는 조 후보의 공약은 다른 후보자들과 가장 차별화된 내용으로 꼽혔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외고·자사고는 폐지하고, 과학고·영재학교는 존속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전혀 다른 공약을 내건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조 후보는 각 학교의 설립 취지를 강조하며 “외고·자사고는 학생의 선택권·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생겨난 학교”라며 “교육에서 자율성과 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기에 이들 학교는 존속시키되 입학 방법은 100% 추첨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영재를 위한 교육기관이다. 조 후보는 “이들 학교를 독립적인 학교가 아닌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하면, 영재 교육이라는 설립 목적은 유지시키면서 입시를 위한 과도한 사교육은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영달 후보의 토론회가 끝나자, 곧바로 조희연 후보의 정책 검증을 위한 토론회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는 “지난 임기 동안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이라는 자세로 업무를 추진하며 성과를 내왔다”고 강조하며 “다시 한번 서울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연 후보가 자평한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의 성과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내세웠다. 그는 “2014년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사고 폐지 공약을 만들었고, 임기 내내 이 과제를 놓고 씨름해 결국 국민적 의제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일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제한적 성과를 거둔 데 그쳤으나, 이는 교육청에 법적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향후 국가교육회의 등에서 이 문제가 전면적으로 논의될 것이며 이때 촉진적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영달 후보의 공약인 ‘외고·자사고 입시에 100% 추첨제 도입’과 ‘과학고·영재학교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에 대해 “대단히 중요한 문제제기이며, 나 역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영달 후보가 제시한 방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가 교육감 임기 동안 추진한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평가도 이어졌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조희연 교육감의 별명이 ‘고민 교육감’이었다”며 “교육 현안에 대해 항상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인데, 이런 자세가 결국 학생들의 고통을 유예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교육감에 도전했는데, 과거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서울은 매우 복잡한 곳이고, 교육 정책은 항상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며 “서울 교육을 맡기 위해서는 깊은 고민과 신중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한 가지 정책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때 정치적 결정을 내려 과단성 있게 보일 것이냐, 합리적이고 행정적인 방식을 택할 것이냐의 선택 기로에 놓이게 된다. 내 경우는 항상 합리적인 방식을 택해왔다”면서“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육감 후보자들의 공약 검증 토론회에 참석한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중앙포토]

서울교육감 후보자들의 공약 검증 토론회에 참석한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중앙포토]

 
학원 휴일 휴무제는 2014년 서울교육감 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상진 소장은 “조 후보는 이를 ‘지속적 공약’이라 내세우지만, 사실상 지난 선거의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정말 추진하는 건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선거의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초등학생 대상 학원부터 휴일 휴무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중·고교생 대상 학원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1시간동안 진행된 토론회를 마치면서 조 후보는 “한번 더 서울 교육을 위해 헌신할 기회가 주어지면, 신중한 자세는 유지하되 중요한 의제에 대해서는 담대한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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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는 조영달·조희연 후보 외에 서울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박선영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불참했다. 이후 박선영·조영달·조희연 세 후보는 4일 중앙선거 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론회에 참석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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