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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바리케이드·식물빌딩…미세먼지 제거 아이디어 쏟아져

미세먼지 연구개발 아이디어 토론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병선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미세먼지 연구개발 아이디어 토론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병선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녹색 바람길 터널로 도심 미세먼지 걸러내기, 빌딩 층마다 나무를 심어 정화된 공기만 실내로 들어오게 하기, 식물이 자란 에코백으로 벽면 녹화하기….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한 시민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 빌딩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세먼지 국민 아이디어 연구개발(R&D) 토론회'에서는 대학생·대학원생·공무원·전문가 20명이 나서 각자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환경부 등 정부 11개 부처로 구성된 '범부처 미세먼지 연구개발 협의체'에서 개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했다.
이에 앞서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단장 배귀남)은 지난달 10~25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안된 140여 건의 아이디어 중에서 선정된 20건에 대해 제안자가 직접 발표했으며, 발표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미세먼지 연구개발 아이디어 토론회의 발표 장면. 강찬수 기자

미세먼지 연구개발 아이디어 토론회의 발표 장면. 강찬수 기자

발표에 나선 김민(고려대 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대학원생) 씨는 "녹지 확보가 어려운 도시에서 녹색 바람길 터널을 만들어 미세먼지를 정화하자"고 제안했다. 터널 내부의 공기가 외부로 배출하면 기압 차이로 외부 공기가 터널 내부로 들어오게 되고, 이 과정에서 터널 벽에 심은 식물이 미세먼지를 줄이게 된다는 아이디어였다.

김 씨는 "녹색 터널을 가로수로 대용할 수 있고, 미세먼지 오염이 심할 때는 대피처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제거 아이디어 중에서 '녹색 바람길 터널' 아이디어. 강찬수 기자

미세먼지 제거 아이디어 중에서 '녹색 바람길 터널' 아이디어. 강찬수 기자

대학생 원성환(상명대 환경조경학과) 씨는 '미세먼지 바리케이드'라는 제목의 아이디어 발표에서 "저장해둔 빗물을 공중에 뿌려 미세먼지를 가라앉히고 이를 특수 토양에서 정화하며, 정화식물과 이산화티타늄을 입힌 콘크리트로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자"고 말했다.

미세먼지 연구개발 아이디어 토론회에서 발표된 '미세먼지 바리케이드' 아이디어. 강찬수 기자

미세먼지 연구개발 아이디어 토론회에서 발표된 '미세먼지 바리케이드' 아이디어. 강찬수 기자

대학원생 유수준(고려대 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씨는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면 공사 현장에서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던 녹지가 훼손돼 오염이 심해진다"며 "공사장 주변에 그린 링(Green Ring)을 설치해 미세먼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공사장 주변에 나무를 심거나 공사 전 아파트 단지에 있던 수목을 재활용하고, 가림막 벽면을 녹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 산림녹지과 공무원인 김석환 씨는 "면직물로 된 에코 백에 배양토를 채우고, 식물을 기른 뒤 벽면을 녹화하자"고 했다. 김 씨는 "건물 내부 기둥이나 벽면, 지하철 승강장이나 통로, 아파트 벽면까지도 녹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소속 연구원인 정나라 씨는 "식물인 아이비는 실내 미세먼지를 4시간 만에 30%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며 "농업과 건축을 결합한 '애그리텍처' 개념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 빌딩 층마다 나무를 심고, 정화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정 씨는 또 키가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식물을 함께 심는 '다층적 식재'를 통해 먼지를 제거하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일반적인 형태로 나무를 심는 경우보다 다층적 식재를 도입하면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50% 더 높았다는 것이다.
 
발표를 지켜본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세걸 운영위원장은 "당장 상용 가능한 아이디어도 있고, 제도적으로 도입할 만한 내용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외대 환경학과 김영성 교수는 "아파트 벽면에 식물을 심을 경우 생육 환경이 지속 가능한가 등 연구가 필요한 면도 있지만, 이들 아이디어가 잘 활용되면 도시의 색깔이 (회색에서 녹색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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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