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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람들, 요즘 중국에 섭섭하다는데…

중국 사람들이 북한을 지원해 준 것에 감사하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에게 한 것처럼 중국은 우리에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이 부러울 때가 있다. 중국은 우리가 죽지 않을 정도만 지원한다
 
북한 사람들이 친한 중국교포를 만나면 털어놓는 말이다. 북한 사람들이 겉으로 중국 사람들과 어깨동무하지만 속으로 얼마나 불편해 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북한 사람들마다 중국에 대한 감정은 다양하다. 일부 북한 사람은 유엔 대북제재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반중 감정이 한 때 극도로 치솟은 적이 있다.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과 의류임가공을 했던 중국교포 최철호씨는 “북한 사람들이 ‘배신감이 들었다. 중국이 우리를 배신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미·중 수교(1979년), 한·중 수교(1992년) 등으로 북조선(북한)의 뒤통수를 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를 ‘혈맹’이니 ‘전통적 우호관계’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한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에게 북·중 관계는 국익에 따라 고정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과거 사례에서 보여줬다. 특히 북·중 관계가 불편해지면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두 차례의 북·중정상회담 이후 북·중 관계가 조금 회복하는 듯하다. 조선노동당 친선참관단이 중국을 다녀갔고 중국 문화계 인사들이 평양을 방문했다. 친선참관단의 중국 방문은 의미가 크다. 구성원들이 북한의 시·도 당위원장들로 중국과 비교하면 지역 당 서기들이다.
단둥 철교 [사진 셔터스톡]

단둥 철교 [사진 셔터스톡]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심복’인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수길 평양시 당위원장이 포함된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었다. 김수길 평양시 당위원장은 귀국하자마자 북한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 북한 군부 서열 1위에 오른 것이다. 김정각 전 총정치국장이 임명된 지 3개월만이다. 그가 친선참관단으로 중국을 둘러본 것이 북한군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중국식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식도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거리가 멀다. ‘제2의 덩샤오핑’이 되고 싶은 김 위원장이 중국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졌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할 때 지정한 특구들은 자본주의와 인접한 도시였다. 선전-홍콩, 샤먼-대만, 주하이-마카오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 [사진 이매진차이나]

북중 접경지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 [사진 이매진차이나]

중국이 특구를 설립한 목적은 크게 4가지다. 첫째, 국외의 선진기술 경영관리 경험을 도입해 국내에 전파하는 것. 둘째, 대외개방·서방국가와의 무역 확대, 자본주의 관리방식의 학습, 경제체제 개혁실험 등을 통해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장 기제 구축을 모색. 셋째, 화교자본 유치. 넷째, 대규모 지역개발 실험과 적합한 모델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 이후 지정한 경제개발구들도 상당수가 북·중 접경지역이다. 중국이 홍콩·마카오·샤먼 등에 가까운 곳에 경제특구를 지정했듯이, 북한은 중국과 가까운 곳에 경제개발구를 설정한 것이다. 중국의 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유엔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시점에 지정돼 진행이 어렵게 됐다. 비공식적인 밀무역이나 느슨한 단속으로 숨통이 트여있지만 중국 자본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환경들이 북한 사람들을 섭섭하게 만들고 있다.
 
두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으로 북한 사람들의 중국 감정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수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다.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자본이 평양에 들어오거나 북미 관계가 급진전되면 북중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중의 행복한 러브콜을 받겠지만, 선택의 강요를 받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글 고수석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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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