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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면접 없애달라고요? 오히려 적극 활용하세요.”

 정시와 수시는 어떤 비율이 적당할까.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얼마나 중요해질까.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좋을까….
오는 8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발표하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을 두고 교육계가 바람 잘 날이 없다. 대학은 대학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각각의 주장과 입장으로 혼란스럽다. 
 하지만 누구도 이 질문은 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입시를 준비하며 얻는 것은 무엇인가’.  
양현 스터디콘서트 대표
 양현 ‘스터디콘서트’ 대표는 한국의 대입 제도에는 가장 중요한 학생의 입장이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05학번인 그는 대입 이해관계자 가운데 ‘학생대표’다. 실제 양 대표는 약 1000명 가까운 고교 졸업생들을 인터뷰한 뒤『서울대 합격생 100인의 노트정리법』,『서울대 합격생 100인의 학생부종합전형』등의 책을 냈다. 저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스터디콘서트라는 벤처회사를 만들어 교육콘텐츠 및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뜨거운 감자’인 대학입시 제도에 대해 들어봤다. 
 
-새로운 대입개편안 마련이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공청회든 어디든 정작 학생은 빠져 있다. 선생님은 행정업무를 줄여 달라, 학부모는 사교육을 줄여 달라, 정부와 대학도 각각의 입장에서 주장하고…제1 의제, 즉 교육의 목적이라는 논의가 빠져 있다. 결국 지금의 논의방식으로 가면 피해자는 학생이다.”
 
-교육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나.
“핵심은 학생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가는가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그 시간 동안 뭔가 쓸모 있고 가치 있는 것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든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서든, 스스로 경쟁력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든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입시제도는 어떤가.
“수시전형이 늘어나고 학종이 중요해지는 방향은 좋다고 본다. 대학을 갈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지고 넓어지기 때문이다.”
 
-학종은 곧 ‘금수저 전형’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렇게 따지만 금수저는 수능이고 내신이고 자기소개서고 모든 게 유리하다. 하지만 학종은 금수저, 훍수저 모두에게 문에 다 넓어진 거다. 시험만 잘 보면 되는 입시, 그게 ‘좁은 문’이다. 자신의 문도 넓어진 것은 생각하지 않고 금수저가 유리한 면만 보는 모양새다.”
 
-학종은 챙길 게 많고 고민할 게 많지 않나.
“고민을 하라는 게 제도의 목적인데 왜 자꾸 고민을 안 하게 만들려고 하나. 자기소개서? 논술? 면접?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이다. 입시랑 취직이 다르지 않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한 게 자기소개서와 면접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면모를 보여줘야 하니까. 그런데 입시에서 자소서를 없애자고 하고, 논술을 없애자고 해서 실제 많은 대학들이 논술을 없앴다. 지필 시험은 모두가 같아지기 위한 교육이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필요한 건 달라지기 위한 교육이다.”
 
 양현 대표에게 학종은 ‘학생 입장에서’ 좋은 제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 살아가는 힘, 자신만의 경쟁력을 미리 준비하고 키우기 좋은 제도이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고 생각할 것이 많다는 건 별개의 문제다. “힘들어도 가치가 있다면 해야죠”. 그가 후배들에게 던지는 조언이다.  
 
-취직에 앞서 진학이다. 학종이 학생들 입시에는 어떻게 도움이 되나.
“한 마디로 ‘덕업일치’다. 업은 학업이고 덕은 요즘말로 ‘덕질’,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다. 학종은 교내에서 창업을 하든 뭘 연구하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기주도적으로 해 보라는 취지다. ‘자기주도적’이란 말은 ‘자신만의 고유한 점’이란 소리다. 남들과 다른 걸 하든, 같은 걸 하되 다른 방식으로 하든 다 좋다. 실제 오바마 연설만 연구한 친구, 로봇을 좋아해서 그것만 들여다 본 친구, 드라마를 좋아해서 입시에 이용한 친구 등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그걸 점수화해서 대학에도 잘 간 거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달라.
“제가 만나본 한 학생은 수학을 못 하고 국어를 잘했다. 그 친구는 낮은 수학 점수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문학적 자질을 이용했다. 기존 수학 문제들을 마치 국어 문제처럼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풀어내는 방식을 연구한 거다. 그걸로 어필해서 좋은 대학에 갔다. 또 한 친구는 자신이 교과 내용을 가르치는 인터넷 강의를 찍었다. 스스로 선생님이 돼 보이며 공부와 학업에 대한 열정을 적극적으로 내세운 거다. 길은 너무나 많다.”
 
 사교육 문제도 결국 ‘덕업일치’를 지향하는 입시제도가 풀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모두가 100점을 맞으려 하고 필기 만점자가 ‘승자독식’하는 구조에서 국·영·수 등 사교육 시장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얘기다. 양 대표는 “개인 맞춤형 교육과 입시가 일반화하면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사교육 시장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교 선생님의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 콘텐트를 제공하고 멘토링을 하는 것. 양현 대표의 2가지 주요 활동이다.

교육 콘텐트를 제공하고 멘토링을 하는 것. 양현 대표의 2가지 주요 활동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은 지금도 업무가 과도하다고 하소연한다.
“맞는 말이다. 지금은 선생님이 직접 지식을 알려주는 역할이지만, 학생마다 관심 있는 지식이 다른데 그걸 몇 명의 선생님들이 다 가르쳐줄 수는 없다. 분야별로 넘쳐나는 지식은 해당 서적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유투브, 국내외 강연 등으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앞으로는 교사의 ‘지식 큐레이터’ 역할이 더 강조될 수 있다.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를 더 깊이 알고, 대학 진학과 연계할 수 있도록. ‘이걸 한번 해봐라’, ‘여기서 알아보고 이렇게 활용해라’ 등 스텝을 제시해주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 해 주는 거다. 인터넷으로 배움의 혁신이 일어났다면 이제 코칭의 혁신이 일어날 차례다.”
 
 양 대표는 교육자는 아니다. 하지만 ‘졸업생 선배’ 자격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과 진로, 자기계발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주로 학교나 공공기관을 찾아가 강연이나 캠프 형식으로 교육 콘텐트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핵심은 ‘좋아하는 것과 가고 싶은 학과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앞으로 교육 관련 일을 계속할 건가.
“스스로 ‘공학도 출신’이다, ‘교육 관계자’다, 정체성을 정해놓지 않을 생각이다. 실제 신종플루 때는 마스크를 팔아 큰 수익을 남겼고, 절임배추를 판매하는 지인의 외삼촌을 도와 절임배추에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적용해 완판했다. 사회적 기업의 물품을 팔면서 무전으로 여행하는 ‘세일즈 대장정'도 기획했고, 친구들과 금융 신상품을 제작해 신한금융투자 공모전에서 우수상도 받았다. 요즘엔 공유오피스인 ‘위워크(Wework)’의 주거버전인 ‘위리브(Welive:주거공유서비스)’분야에 관심이 생겨 들여다보고 있다. 후배 학생들에게도 ‘너는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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