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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조 빚' 말레이시아판 금 모으기 운동···첫날만 21억

말레이시아가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펀드를 개설해 국민을 상대로 모금 활동에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림관엥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펀드가 만들어진 첫날 200만 달러(약 21억 600만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림 장관은 “국민이 드높은 애국심으로 사랑하는 국가 재건을 위해 여유 자금을 기꺼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가운데)와 당원들이 지난달 10일 쿠알라룸푸르 기자회견장에서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가운데)와 당원들이 지난달 10일 쿠알라룸푸르 기자회견장에서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WSJ는 말레이시아 국민의 이런 활동이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서 벌어진 ‘금 모으기 운동’을 상기시킨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판 ‘금 모으기 운동’은 지난 5월 초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시작됐다. 20대 법학도가 5월 초 경제 회복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자며 모금 사이트를 개설하자 3500달러가 모인 것이 출발이었다. 
호응이 잇따르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30일 공식적으로 ‘타붕 하라판 말레이시아(THM)’라는 신탁펀드를 개설했고, 투명한 기금 운용을 약속했다. 
현재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기금 조성을 독려하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61년 만에 첫 정권 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 신정부는 전 정권이 막대한 국가부채를 분식으로 축소·은폐한 사실을 최근 폭로했다.  
지난달 23일 림 장관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시아의 국가부채가 1조 링깃(약 27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의 65%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 정권이 밝혔던 부채 규모(7천억 링깃·190조원)를 훨씬 웃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정부는 대대적인 긴축에 나섰다. 전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공무원 임금 인상 계획을 백지화했고, 장관 등 정부 관료의 임금도 10% 삭감했다. 추진 중이던 대규모 프로젝트 대부분도 재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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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 정권이 천문학적 빚더미에 오른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를 살리기 위해 70억 링깃(약 1조9천억원)을 비밀리에 지출한 사실도 폭로했다. 1MDB는 나집 라작 전 총리가 2009년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이다.  
 
나집 총리는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5천억원)의 나랏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른바 ‘1MDB 스캔들’로 지난달 9일 치러진 총선에서 야권에 몰표를 준 국민에 의해 권좌에서 밀려났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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