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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빼곤 차별 안해" US오픈 개최 쇼울 크릭은 인종차별의 격전지

쇼울 크릭 골프장 클럽하우스. [잭 니클라우스 디자인]

쇼울 크릭 골프장 클럽하우스. [잭 니클라우스 디자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이 31일 밤(이하 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 인근 쇼울 크릭 골프장에서 개막했다.  
 
목화밭으로 유명한 미국 앨라배마 주는 미국 인종차별 철폐 운동사에서 중요한 곳이다. 1955년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에서 로사 파크스 라는 이름의 흑인 여성이 버스의 백인 좌석에 앉았다가 ‘시내버스의 흑백분리’를 규정한 법을 위반해 체포됐다. 
 
차별 반대운동을 주도하던 마르틴 킹 목사가 투옥되는 등 진통을 겪다 결국 대법원에서 인종 분리를 한 당국의 행위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US여자오픈이 열리고 있는 앨라배마주 최대 도시 버밍엄 인근에 있는 쇼울 크릭 골프장도 인종 차별 역사에서 이정표가 된 곳이다. 1990년 남자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이 곳에서 열렸다. 클럽은 여성과 유대인을 회원으로 뒀지만 흑인 회원은 없었다.  
앨라배마 주의 목화밭. 과거 흑인 노예를 통해 목화를 땄다. [중앙포토]

앨라배마 주의 목화밭. 과거 흑인 노예를 통해 목화를 땄다. [중앙포토]

인종차별이 심한 앨라배마 주의 백인 명문 클럽인 이 골프장의 창업자 홀 톰슨은 대회 두 달을 앞두고 버밍엄 포스트-헤럴드에 “우리 골프장은 차별이 없다. 흑인을 제외하고는 없다”면서 “누가 회원이 될지는 우리가 정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때문에 앨라배마 주 뿐 아니라 미국 전체가 시끄러웠다. 톰슨은 “말이 와전됐다”고 주장하면서도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인권단체 등은 대회 취소 혹은 장소 변경을 주장했다. IBM 등이 TV 중계방송 광고를 취소했다. 방송사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  
 
90년 당시 참가 선수들은 둘로 갈라졌다. 페인 스튜어트는 “미디어가 들쑤셔놔서 골프 대회가 사회적 문제로 복잡해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잭 니클라우스는 “이건 농담거리가 아닌 진지한 문제”라고 했다.    
 
쇼울 크릭 골프 클럽은 흑인을 명예 회원으로 받고 또 다른 흑인을 정식 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나서야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당시 PGA 투어 대회장 중 17곳 이상이 백인 전용 골프 클럽이었다. 미국골프협회(USGA)에 따르면 당시 적어도 75%의 프라이빗 골프클럽이 쇼울 크릭과 비슷한 회원 정책을 썼다. 
 
이 사건으로 미국 전역의 백인 골프 클럽들이 회원 정책을 변경했다. 마스터스를 여는 오거스타 내셔널도 이 사건 이후 흑인 회원을 받았다.  
쇼울 크릭 US오픈 로고.

쇼울 크릭 US오픈 로고.

 
유명한 골프 대회를 유치하면 수입도 얻고 명성도 얻는다. 인종차별을 하는 골프장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 옳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미국 골프협회와 PGA 투어는 백인들만 회원으로 둔 클럽에서는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쇼울 크릭은 94년 타이거 우즈는 쇼울 크릭에서 벌어진 대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창업자 홀 톰슨은 우즈의 퍼포먼스에 감동, “당신은 위대한 선수”라고 했고 이후 전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도 회원으로 받았다.   
PGA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PGA(오브 아메리카)는 1962년까지 백인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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