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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최루액 섞은 물대포, 국민 생명권 침해…위헌”

경찰이 물대포에 최루액 등을 섞어 집회 시위자에게 쏘는 혼합 살수 ‘행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찰은 법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시위 현장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쏠 수 없게 됐다.

2015년 5월 세월호 집회 당시
경찰 혼합살수 행위에 위헌 판결
"경찰 내부지침 아닌 법에 규정해야"
헌재, 혼합 살수 규정한 지침은 판단 안해

 
헌법재판소는 31일 장모씨 등 2명이 ①경찰의 혼합 행위 ②그 행위를 규정한 경찰 내부 지침이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9명 중 7명이 위헌 의견을, 2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  
 
다만 경찰의 이 같은 혼합 살수 행위를 규정한 경찰 내부 지침(②)에 대해선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각하했다. 헌재는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 직접적 이유가 ‘살수 행위’에 있다”며 “이 행위를 규정한 지침 자체로 인한 침해 상황이 아니어서 판단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장씨 등은 2015년 5월 1일부터 2일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이 시위는 애초 추모문화제 형식을 취했으나 도로를 무단 점거하는 불법 상황으로 번졌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파손된 경찰 버스가 한 정비업체로 견인돼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파손된 경찰 버스가 한 정비업체로 견인돼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바퀴에 밧줄을 걸고 잡아당기는 등 과격 시위 양상도 벌어졌다.  이에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루액을 물에 섞어 살수했다.  
 
장씨 등은 이 같은 혼합 살수로 눈과 얼굴 등에 통증을 느끼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집회가 끝난 4일 뒤인 5월 6일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3년여 만에 나온 헌재의 결정에는 ‘혼합 살수’가 “집회나 시위 현장 참가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공권력 행사”라는 판단이 담겼다.  
 
이어 “이 사건 혼합 살수 행위로 인한 장씨 등의 기본권 침해상황은 이미 종료되었지만 관련 법규에 따라 앞으로의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혼합 살수 행위가 반복돼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살수차의 구체적 운용방법과 절차 등은 법률이나 대통령령에 규정되어야 한다. 그동안 경찰청 내부 지침에만 맡겨둔 결과 집회나 시위 참가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계속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날 재판관들의 위헌 결정이 “앞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모하고 집회의 자유 또한 한층 더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수의견을 낸 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당시 시위가 불법적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 방사능 급박한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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