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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섬 현상'이 낳은 악순환…에너지 소비 늘고 오염 심해져

거대한 열섬이 된 서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해 7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학동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이글거리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에너지 소비로 도심의 기온이 상승하는 열섬 현상은 또다시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거대한 열섬이 된 서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해 7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학동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이글거리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에너지 소비로 도심의 기온이 상승하는 열섬 현상은 또다시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도심의 기온이 도시 외곽지역보다 높아지는 이른바 도시 열섬 현상이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고 대기오염까지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다시 에너지 소비를 부르는 도시 열섬 현상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기온 상승에다 대기오염까지 불러
오존주의보 발령을 알리는 전광판 [연합뉴스]

오존주의보 발령을 알리는 전광판 [연합뉴스]

기상청이 위치한 서울 남부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3.4도로 남해안 땅끝마을 해남의 13.5도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기상청이 한강 이북의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한강 이남 동작구 신대방동으로 옮긴 이후 17년간(2000~2016년) 관측한 결과다.
300㎞ 북쪽에 위치한 서울의 겨울철 기온은 해남보다 낮지만, 여름철에는 해남보다 서울의 기온이 훨씬 높았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서울의 열섬현상 탓이다.

 
이처럼 도심의 기온이 올라가는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 UHI) 현상의 원인은 에너지 소비다. 건물의 냉난방과 공장 가동, 자동차 운행 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할 때 열이 발생한다. 열섬 현상으로 인한 기온 상승은 여름철 폭염과 열대야로 이어진다. 낮에 데워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밤에도 쉽게 식지 않는다.
도심에서 공기가 데워지면 상승기류가 발생하고, 도심 상공으로 오염물질이 모여든다. 오염물질은 비구름을 만드는 응결핵으로 작용, 도심에 폭우를 쏟게 한다.
 
기온 상승과 오염물질 증가는 광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오존 오염을 부추긴다.

서울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2005~2011년에는 0.017~0.021ppm이었으나, 2012~2017년에는 0.021~0.025ppm으로 높아졌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오존 오염도가 계속 높아지고, 최근에는 증가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오존 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광화학반응이 활발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울산광역시 만큼 전력 소비 더 부추겨
바쁘게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 지난해 6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외부에서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바쁘게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 지난해 6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외부에서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열섬 현상으로 기온이 오르면 여름철 에어컨 등을 더 많이 가동하게 된다. 전력 에너지를 더 쓰게 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1996~2011년 사이 매년 8월 한 달 동안 1인당 전력소비량(산업부문 제외)과 8월 평균기온 등을 바탕으로 열섬현상으로 인한 추가 전력 소비량을 산출했다.
정 교수는 서울 외곽지역 5곳의 기온을 바탕으로 열섬 현상이 없었다고 가정할 때의 서울의 월평균 기온을 산출하고, 이 수치를 계산식에 대입해 열섬 현상이 없었을 때의 전력소비량을 계산해냈다.
분석 결과, 8월 한 달 서울지역에서 1인당 전력소비량은 도시 열섬 현상으로 인해 평균 3.6%, 최대 7.5% 소비 늘어났다.
 
소비 증가가 두드러졌던 2004년 8월의 경우 서울 총인구를 고려하면 열섬 현상으로 인한 서울 전체의 추가 전력사용량은 27만1492㎿h였다. 이는 같은 달 경북의 전력사용량의 179%, 제주도의 152%, 울산광역시의 93% 수준이었다.
 
정 교수는 "서울에서 열섬효과를 줄이면 울산에서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만큼을 절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전력소비량이 늘어나면 석탄화력발전소 등 발전시설을 더 많이 가동해야 하므로 온실가스 배출이나 미세먼지 배출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 소비가 에너지 소비를 부르고, 오염이 오염 악화를 부르는 악순환이라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 중에서도 삼천포 5호기의 경우 지난해 평균 1㎿h의 전력을 생산할 때 498g의 미세먼지를 배출했다. 가장 배출량이 적은 삼척그린 2호기는 28g의 미세먼지를 배출했다.
서울의 열섬 현상 만으로도 8월 한 달 수십t의 미세먼지를 추가로 배출하는 셈이다.
 
미세먼지가 태양광 발전도 저해
미세먼지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뿌옇다. [뉴스 1]

미세먼지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뿌옇다. [뉴스 1]

미세먼지가 늘면 태양광 발전 효율도 떨어뜨린다. 기존에는 계절 변화에 따른 일조량이나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는 등 날씨에 따라 태양광 발전이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세먼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중국에서는 햇빛이 약해지는 것 가운데 20% 정도는 대기 중 에어로졸(미세먼지)과 관련이 있고, 풍속이 매우 낮을 때에는 40%까지도 줄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은 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중국에서는 태양광 발전 효율이 미세먼지 오염 없는 상황에 비해 최대 3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동부와 북부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설치 패널에 도달하는 광량이 연평균 20~25% 줄었다는 것이다.

2003~2014년 사이 미세먼지로 인해 태양광 전지 발전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 당 하루에 1.5 ㎾h씩 발전량이 줄었다. [자료; 프린스턴대]

2003~2014년 사이 미세먼지로 인해 태양광 전지 발전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 당 하루에 1.5 ㎾h씩 발전량이 줄었다. [자료; 프린스턴대]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중국 북부와 동부지역에서 대기오염을 줄이면 태양광 발전시설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고,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대기 질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선순환(善循環)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시 숲과 쿨 루프로 '선순환' 기대
빛 반사율이 높은 흰색으로 지붕 색깔을 바꿔 도심의 열섬현상을 줄이자는 부산판 쿨 루프 캠페인에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동참해 부산시 영두고 흰여울마을에서 건물 옥상에 흰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중앙포토]

빛 반사율이 높은 흰색으로 지붕 색깔을 바꿔 도심의 열섬현상을 줄이자는 부산판 쿨 루프 캠페인에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동참해 부산시 영두고 흰여울마을에서 건물 옥상에 흰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중앙포토]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다세대 주택 옥상 모습. 환경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선도도시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된 해운대구는 3~4층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는 반송2동에서 쿨루프 조성사업(251곳)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다세대 주택 옥상 모습. 환경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선도도시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된 해운대구는 3~4층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는 반송2동에서 쿨루프 조성사업(251곳)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시는 올여름 폭염 대책으로 민간아동지원센터 40곳과 노후저층 주택 10곳 등 50곳에 친환경 쿨 루프(Cool-Roof)를 무상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쿨 루프는 도심 열섬현상 주요 원인인 건물 옥상 등에 햇빛과 열을 반사·방사하는 밝은색 도료를 칠하는 공법으로 건물 내부 온도를 1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면 그만큼 냉방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정수종 교수는 "실제 온도를 측정해보면 건물 옥상 바닥을 하얗게 칠한 경우 보통 회색 콘크리트 바닥보다 온도를 5도 안팎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홍릉 숲에 설치한 미세먼지 측정기.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홍릉 숲에 설치한 미세먼지 측정기.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도시 숲을 늘리는 것도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도시 숲은 온도도 떨어뜨리지만, 미세먼지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한 시간 동안 열을 흡수하면서 내는 냉방 효과는 에어컨 6대, 선풍기 800대에 해당한다. 도시의 나무는 대기오염 물질을 제거한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수원시 11개 지역에서 측정된 기상자료를 토대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시작일과 기간을 분석한 결과, 같은 도시 안에서도 공원이나 산림 등 녹지 면적에 따라 여름의 길이가 최대 57일까지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면 에너지 소비도 줄고, 대기오염도 줄어든다. 태양광 발전 효율도 높아져 석탄발전소 가동도 줄이는 등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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