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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쿵'…2000만원짜리 수입 자전거로 보험 사기치다 덜미

범행에 사용된 2000만원대 이탈리아산 치폴리니 자전거. 김지아 기자

범행에 사용된 2000만원대 이탈리아산 치폴리니 자전거. 김지아 기자

2016년 4월, 서울 송파구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이모(41)씨는 자신의 이탈리아산 '치폴리니' 자전거 등 외제 자전거 3대를 발로 마구 짓밟았다. '자전거계 람보르기니'로 불리는 치폴리니의 판매가는 약 2000만원으로 국산 중형차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범행을 공모한 김모(38)씨가 차량을 후진해 고의로 자전거를 들이받았지만 자전거가 멀쩡하자 이씨가 나서 직접 훼손한 것이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이처럼 고가의 외제 자전거를 이용해 교통사고를 꾸며 보험금을 챙긴 이모씨 등 6명을 사기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2016년 4월과 2017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000여만원을 챙겼다. 완전범죄를 위해 폐쇄회로TV(CCTV)가 없는 장소를 사전에 물색했고 범행엔 모두 렌터카를 사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서 자전거 판매수리점을 운영하던 이씨는 외제 자전거의 경우 수리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교통사고를 꾸몄다. 1차 범행을 저지른 그는 직접 자전거를 고친 후 수리비를 부풀려 보험금 1600여만원을 챙겼다. 당시 이씨는 보험사에 회사원 이모(36)씨, 유모(34)씨와 함께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편의점에 다녀온 사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씨와 유씨는 현장에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전거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보험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김씨에게 약 1000만원 빚을 지고 있어 돈을 갚기 위해 함께 범행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곳에서도 빚을 많이 진 이씨는 보험금으로도 김씨에게 돈을 다 갚지 못했다. 지난해 초 자전거판매수리업체도 폐업하면서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자 같은 해 10월, 2차 범행을 기획했다.
 
2차 범행으로 치폴리니 자전거의 프레임이 훼손된 모습. 김지아 기자

2차 범행으로 치폴리니 자전거의 프레임이 훼손된 모습. 김지아 기자

2차 범행은 더 치밀했다. 1차 범행 당시 사용한 치폴리니 자전거의 정품 바코드를 바꿔 다른 제품처럼 보이게 했다. 또 김씨의 전 직장동료인 강모(47)씨를 범행에 가담시켰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한 도로에서 강씨가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 자전거를 타고 가던 이씨가 고의로 접촉해 치료비로 보험금 380만원을 받았다. 이씨는 자전거 수리비용으로 2000만원을 청구했지만 이를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 관계자가 올 2월 경찰에 제보하면서 이들의 범행은 덜미를 잡혔다. 보험사가 자전거감정업체에 의뢰한 결과 1차와 2차 범행에 사용된 자전거가 동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모르는 사이라며 범행을 잡아떼던 이들의 사기극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지인 관계인 것이 드러나면서 막을 내렸다. 경찰은 1, 2차 범행 외 다른 범행은 없던 것으로 보고 이들을 사기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는 자동차와 다르게 파손됐을 경우 부품별로 교환하는 게 아니라 프레임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며 "고가 외제 자전거가 늘어나면서 유사한 보험사기가 일어날 수 있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경찰서는 지난해 9월에도 이들과 비슷한 수법으로 2100만원을 챙긴 일당 5명을 검거한 바 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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