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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의 시시각각] 김현종 ‘통상 사수’ 각오 돼 있나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이낙연 총리가 개각 얘기를 꺼내면서 관가가 들썩이고 있다.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실적을 못 내 교체가 확실시된다는 장관들 명단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낙마 리스트에 올라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성적이 썩 좋다고 할 수 없다. 통상은 전쟁이다. 김현종이 계속 이런 실력밖에 못 보여 주면 정권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왜 그런가.
 

자동차 관세 예고 미국에
결연한 대응 의지 보여라

통상 문제가 우리 경제의 사활을 가를 정도로 커졌다는 게 첫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과 시진핑 주석의 보복 무역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게 한국이다. 한국 통상은 변변한 대응도 못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조차 못 했고, 미국이 WTO 규정을 위배하면서 밀어붙인 철강 쿼터를 제일 먼저 받아들였다. ‘때리는 대로 맞는 한국’이란 나쁜 선례만 남긴 것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두 정상의 임기는 아직 멀었다. 트럼프는 길면 6년, 시진핑은 더 오래 권좌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임기 내내 ‘만만한’ 한국을 두들겨댈 것이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가 괴멸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자동차다. 지난주 트럼프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검토를 지시했다. 미국 정부는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한국 경제엔 재앙이다. 지난해 대미 상품 흑자는 180억 달러였다. 이 중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흑자가 181억 달러다. 자동차가 막히면 대미 교역이 당장 적자로 돌아선다는 얘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유지할 이유가 없을 정도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 GM 철수는 새 발의 피인 일자리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아직 시간은 있다. 철강은 무역확장법 발동 후 트럼프의 결재까지 11개월이 걸렸다. 미국의 타깃이 한국이 아닌 독일·일본일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도 있다. 하지만 상대는 트럼프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언제든 한국을 희생양 삼을 수 있다. 김현종은 ‘통상 사수’에 직을 걸어야 한다.
 
둘째, 김현종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한·미 FTA 개정 및 철강 협상 당시 “안보 따로, 통상 따로”라며 결연한 대처를 주문했다. 북한을 빌미로 한국이 얻어맞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김현종은 받아온 것 없이 주기만 했다. 철강 협상에서 쿼터제를 받은 것은 최악의 수였다. 미국과 일대일로 싸워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럽연합·일본 등과 연계 대응했어야 했다. 트럼프의 전략은 각개격파다. 쿼터제 수용은 그런 트럼프의 전략에 말려든 것과 같다. 자동차야말로 다자간 틀에서 미국을 상대해야 한다. 그러려면 링과 선수를 다 바꿔야 한다. 각개격파당한 패장이라는 세간의 지적을 김현종은 아프게 새겨야 한다.
 
셋째, 김현종은 말이 행동보다 앞서 왔다. “당당하게 협상하겠다”다더니 “미국이 진짜 FTA 폐기를 말한다”며 금세 꼬리를 내렸다. 서희와 처칠의 협상에 자신을 빗댄 자화자찬, 줄 것 다 주고 와서는 “빛 좋은 개살구만 주고 왔다”는 사실 호도, 환율 협상은 기획재정부 소관이라는 책임 전가까지 통상 협상 사령탑으로서 자질까지 의심받고 있다.
 
수출길이 막히면 일자리가 줄고, 원화값도 떨어진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앉은 자리에서 국민 소득도 줄어든다. 가뜩이나 한국은 유학생·상사원이 많고 인구 대비 해외여행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수출이 잘돼야 원화값도 오를 수 있다. 이 정부의 경제 철학인 소득주도 성장의 성공을 위해서도 한국 수출이 버텨줘야 한다. 통상이 무너지면 모든 게 끝이다.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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