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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2014년 독일이 브라질을 7-1로 꺾은 비결은 ‘12번째 선수’ 빅데이터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세계 헬스케어 산업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혈관 시술 로봇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중앙포토]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세계 헬스케어 산업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혈관 시술 로봇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중앙포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4강전. 축구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승부가 펼쳐졌다. ‘전차군단’ 독일이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7-1 대승을 거뒀다.
 

신기술과 의료의 운명적 만남
AI·IoT로 여는 스마트 헬스케어
2022년 세계 시장 규모 243조원
의사 없는 AI 의료기기도 첫 허가

로이터통신은 같은 해 전 세계 스포츠 경기를 통틀어 이 경기를 최대 이변으로 꼽았다. 결국 독일은 남미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최초의 유럽팀이 됐다.
 
독일 대표팀의 ‘비밀병기’는 빅데이터였다. 독일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는 ‘매치 인사이트’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업체는 독일축구협회와 손잡고 선수들의 양쪽 무릎과 어깨에 4개의 센서를 붙였다. 골키퍼는 양쪽 손목을 포함해 6개의 센서를 사용했다. 축구공에도 센서를 집어넣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했다.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매우 빠른 속도로 수집·분석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 대표팀에는 빅데이터라는 12번째 선수가 있었다”고 전했다. SAP는 “빅데이터의 종합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수립한 전략으로 경기의 승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두 손을 번쩍 든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 [중앙포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두 손을 번쩍 든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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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신체 조건을 최적화하는 신기술은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건강·의료 관련 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스마트 헬스케어’다.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총동원된다.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이 속속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산업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2년 2255억 달러(약 243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의 466억 달러(약 50조원)와 비교해 8년 만에 200조원 가까이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병성 눈 질환을 AI로 진단하는 의료기기를 승인했다. 의사 없이 AI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의료기기로는 첫 사례다. 임상실험에선 90% 수준의 정확성을 보였다.
 
FDA는 지난 2월 뇌졸중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도 허가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비즈닷에이아이의 크리스 맨시 최고경영자(CEO)는 “헬스케어와 기술의 결합으로 획기적인 변화의 순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산업의 변화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산업의 변화

애플과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대기업은 건강 관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웨어러블 기기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2014년 ‘헬스킷’이란 건강관리 플랫폼을 선보였다. 처음엔 운동량이나 혈압 등을 측정하는 보조 수단으로 인식했지만, 지난 4년간 애플은 병원과 의료서비스 업체 등과 연계해 데이터를 축적했다. 
 
애플워치는 지난해 1770만 대가 출고돼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구글도 애플에 맞서 개인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플랫폼인 ‘구글핏’을 내놨다.
 
스마트 헬스케어가 추구하는 미래는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과 연결된다. 정밀 의학은 유전정보 등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면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정밀 의학을 위해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가 인간 지놈(genome·유전체) 빅데이터다.
 
그동안 의사는 경험과 연구 자료에 근거해 비슷한 증상의 환자에게 비슷한 약을 처방했다. 만일 약이 별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으로 바꾸는 식이었다. 
 
핀란드 헬싱키대병원 분자의학연구소(FIMM)의 아르노 팔로티 박사는 “과거에는 어두운 방에서 뭔가를 찾기 위해 더듬기만 했다면 이제는 빅데이터라는 전등불이 켜진 셈”이라며 “주변이 밝아진 만큼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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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대병원은 최근 19년간 신생아 출생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해 패혈증을 예측하는 AI를 개발 중이다. 이 병원의 비자 혼카넨 전략개발본부장은 “신생아 패혈증은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AI를 활용하면 증상이 밖으로 드러나기 24시간 전에 패혈증을 확인해 신속하게 항생제를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는 녹내장 같은 안과 질환을 진단하는 AI를 개발했다. 앞으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딥마인드는 수많은 망막 스캔 자료에서 뽑아낸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면서 AI를 훈련하고 있다”며 “인간 전문가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안과 질환의 신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첫 AI 의료기기의 속앓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를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환자의 뼈 나이를 판독하는 ‘뷰노메드 본에이지’라는 소프트웨어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인 뷰노가 개발했다. 이 제품은 식약처 허가에도 불구하고 현재 판매되지 않는다. ‘산 넘어 산’식의 규제 때문이다. 새로운 의료기기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평가를 통과하는 데만 9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이후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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