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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녀’ 루이 9단 “남자와 더 많이 둬야 실력 늘어”

여자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아직도 프로기사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언제까지 바둑을 계속할지 알 수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여자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아직도 프로기사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언제까지 바둑을 계속할지 알 수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전. ‘철녀(鐵女)’로 불리는 루이나이웨이(芮乃偉·55) 9단이 충남SG골프의 대표 선수로 나섰다. 루이 9단은 까마득한 후배인 조혜연(33)과 박태희(24)를 연파했다. 루이 9단의 선전 덕분에 팀은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철녀’가 허명이 아님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혼성 기전 우승한 유일한 여성 기사
여자리그서 소속팀 챔프전 올려놔
딸 같은 후배 조혜연·박태희 꺾어
오늘 패배 괴롭지만 내일 새로 출발

루이 9단은 바둑 역사상 유일하게 남자 프로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다. 2000년 제43기 국수전과 2004년 제5기 맥심커피배에서 우승했는데, 여자가 혼성 기전에서 우승한 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여자기사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건 4강인데 이것 역시 루이 9단이 세운 기록이다. 세월이 흘러 칼끝은 다소 무뎌졌지만, 그의 열정은 아직도 변함없다. 중국에 있는 루이나이웨이 9단과 29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들어봤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에 나가 매일 6시간씩 바둑 공부를 한다. 후배 기사들과 같이 복기도 하고 연습 대국도 두고 사활 등을 같이 연구한다. 시합이 있으면 바둑을 두고 평소에는 바둑 공부를 하는 일상이다.”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공부하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는지.
“물론 힘들다. 젊은 기사들의 공부량을 따라갈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나 집중력이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지금 내 나이에도 프로기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요즘 여자 바둑이 크게 성장한 듯하다. 실제로 그렇게 느끼는지.
“과거보다 확실히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됐다고 느낀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한국에는 최정·오유진·오정아·김채영 등 실력이 강한 선수들이 많다. 잘하는 선수들의 층이 두터워졌다.”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의 실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남자와 여자는 머리 구조가 달라서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차이를 좁히기 위해선 남자 선수들과 겨루는 걸 겁내지 말아야 한다. 남자 선수들과 같이 연구하고 대국하며 많이 부딪혀야 한다. 남자 선수들과 대국을 많이 하면서 배울 점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프로기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외부적인 문제로 바둑을 둘 수 없었던 때다. 바둑을 너무 두고 싶었지만, 공식 기전에 참가할 수 없어서 괴로웠다. 이때 경험 덕분에 바둑을 둔다는 게 내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됐다. 다행히 한국에서 바둑을 계속 둘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다. (루이 9단과 남편인 장주주 9단은 중국기원 내부 문제로 활동이 제한돼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4년간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로 활동했다.)”
 
바둑에 졌을 때 아픔은 어떻게 극복하나.
"나는 아직도 패배가 너무 괴롭다. 젊었을 때는 패배의 아픔이 지금보다 훨씬 컸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 그래도 바둑을 아예 두지 못하는 괴로움보다는 패배의 아픔이 훨씬 낫다고 느낀다. 오늘 바둑을 졌다 해도 내일 다시 새롭게 출발할 수 있지 않은가.”
 
50년 가까이 바둑과 함께했는데 루이 9단에게 바둑은 어떤 의미인가.
"바둑은 ‘내 인생’이다.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남편과 바둑, 두 가지다. 그런데 바둑을 하면서 남편까지 만났으니 바둑은 내 인생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까지 바둑을 계속할지 알 수 없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루이나이웨이 9단
1963년 중국 상하이 출생. 82년 중국기원 입단. 88년 여자 세계 최초 9단 승단. 99~2012년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활동. 통산 29회(여자기전 27회, 혼성 기전 2회) 우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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