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아직도 프로기사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언제까지 바둑을 계속할지 알 수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31/c495779c-a7c1-448e-a7e7-cf4d11ae84d1.jpg)
여자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아직도 프로기사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언제까지 바둑을 계속할지 알 수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혼성 기전 우승한 유일한 여성 기사
여자리그서 소속팀 챔프전 올려놔
딸 같은 후배 조혜연·박태희 꺾어
오늘 패배 괴롭지만 내일 새로 출발
-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에 나가 매일 6시간씩 바둑 공부를 한다. 후배 기사들과 같이 복기도 하고 연습 대국도 두고 사활 등을 같이 연구한다. 시합이 있으면 바둑을 두고 평소에는 바둑 공부를 하는 일상이다.”
-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공부하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는지.
- “물론 힘들다. 젊은 기사들의 공부량을 따라갈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나 집중력이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지금 내 나이에도 프로기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 요즘 여자 바둑이 크게 성장한 듯하다. 실제로 그렇게 느끼는지.
- “과거보다 확실히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됐다고 느낀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한국에는 최정·오유진·오정아·김채영 등 실력이 강한 선수들이 많다. 잘하는 선수들의 층이 두터워졌다.”
-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의 실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 “남자와 여자는 머리 구조가 달라서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차이를 좁히기 위해선 남자 선수들과 겨루는 걸 겁내지 말아야 한다. 남자 선수들과 같이 연구하고 대국하며 많이 부딪혀야 한다. 남자 선수들과 대국을 많이 하면서 배울 점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 프로기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 “외부적인 문제로 바둑을 둘 수 없었던 때다. 바둑을 너무 두고 싶었지만, 공식 기전에 참가할 수 없어서 괴로웠다. 이때 경험 덕분에 바둑을 둔다는 게 내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됐다. 다행히 한국에서 바둑을 계속 둘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다. (루이 9단과 남편인 장주주 9단은 중국기원 내부 문제로 활동이 제한돼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4년간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로 활동했다.)”
- 바둑에 졌을 때 아픔은 어떻게 극복하나.
- "나는 아직도 패배가 너무 괴롭다. 젊었을 때는 패배의 아픔이 지금보다 훨씬 컸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 그래도 바둑을 아예 두지 못하는 괴로움보다는 패배의 아픔이 훨씬 낫다고 느낀다. 오늘 바둑을 졌다 해도 내일 다시 새롭게 출발할 수 있지 않은가.”
- 50년 가까이 바둑과 함께했는데 루이 9단에게 바둑은 어떤 의미인가.
- "바둑은 ‘내 인생’이다.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남편과 바둑, 두 가지다. 그런데 바둑을 하면서 남편까지 만났으니 바둑은 내 인생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까지 바둑을 계속할지 알 수 없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루이나이웨이 9단
1963년 중국 상하이 출생. 82년 중국기원 입단. 88년 여자 세계 최초 9단 승단. 99~2012년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활동. 통산 29회(여자기전 27회, 혼성 기전 2회) 우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