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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험했던’ 외환 위기, 요술공주와 함께 ‘끝내 이겼다’

캐디가 지켜보는 가운데 홀 공략을 구상하는 박세리. 오른쪽은 라이벌인 안니카 소렌스탐. [사진 민수용]

캐디가 지켜보는 가운데 홀 공략을 구상하는 박세리. 오른쪽은 라이벌인 안니카 소렌스탐. [사진 민수용]

1998년 TV를 틀면 가수 양희은의 노래 ‘상록수’를 배경으로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 장면이 등장하는 ‘제 2의 건국’ 공익광고가 자주 나왔다. ‘우리 가는 길 멀고 험해도’라는 가사에서 박세리는 연못 쪽으로 들어가는 공을 바라본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박세리는 ‘깨치고 나아가’에서는 맨발로 공을 쳐내고, 우승 퍼트를 집어 넣는다. 가사 마지막인 ‘끝내 이기리라’에서는 박세리가 양 팔을 높이 치켜들고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다.  
 

박찬호와 함께 감동·희망의 상징
박세리 이후 한국 여자골프 급성장
리우 올림픽 땐 지도자로 금메달

외환위기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던 한국인은 모두들 그 장면에 감동했다. 박세리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박찬호와 함께 대한민국은 결국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희망의 상징이 됐다.
 
박세리 덕분에 한국 여자 골프는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미국 남자 골프에 상금을 5배로 키운 슈퍼스타 타이거 우즈(미국)가 있다면 한국엔 박세리 덕분에 골프 붐이 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다음 날 아버지 손을 잡고 골프 연습장을 찾은 현 세계랭킹 1위 박인비(30)를 비롯, 이른바 ‘세리 키즈’가 줄줄이 생겨났다. 30일 현재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 중 한국 선수가 40명이다. 국내 투어도 활성화됐고,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한국의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수출품은 ‘여자 골프’라는 말도 나온다.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2016년엔 리우 올림픽 감독으로 박인비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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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도 있다. 박세리는 20대 초반 맹활약을 했지만 전성기가 길지는 않았다. 박세리의 25승 중 21승이 26세 이전에 나왔다. 만 30세에도 10승을 거두던 안니카 소렌스탐 등과 비교된다. 박세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한국 선수가 우승한 US여자 오픈 기록

한국 선수가 우승한 US여자 오픈 기록

박세리의 전성기가 일찍 끝난 것은 어릴 적부터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아 스트레스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다. 몸과 마음의 집중력이 닳았다는 것이다. 박세리는 “골프 밖에 모르고 산 것이 후회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가 담력을 키워주기 위해 공동묘지에서 훈련을 시켰다는 등의 얘기가 외신에 보도되면서 화제가 됐다. 박세리는 “잘 못 알려진 얘기”라고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뒤를 잇는 선수들의 부모는 박세리식 스파르타 훈련을 모범으로 여겼다. 잘 버텨낸 선수들도 있지만 더 많은 아이들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다.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영향은 남아있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박세리는 한국 골프는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경주처럼 자선재단 등을 통한 사회 환원을 활발히 했더라면 더 큰 존경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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