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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리즘] 내부 고객 사로잡는 광고 ‘인버타이징’을 아시나요

최순화의 마켓 & 마케팅
아웃도어 브랜드 레이(REI)는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영업을 하지 않고 외부 활동을 즐기자는 캠페인을 펼친다. 사진은 캠페인의 한 장면. [인터넷 캡처]

아웃도어 브랜드 레이(REI)는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영업을 하지 않고 외부 활동을 즐기자는 캠페인을 펼친다. 사진은 캠페인의 한 장면. [인터넷 캡처]

대한항공 직원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광고 대행사와의 회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광고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경영자가 실무 담당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였다. 여행을 테마로 세계의 다양한 도시를 소개하는 대한항공 광고가 좋은 반응을 얻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마케팅을 정말 잘 하는 기업은 애드버타이징(advertising)보다 ‘인버타이징(invertising)’을 우선시한다. 인버타이징은 기업의 내부 고객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비전과 상품 가치를 알리는 내부 마케팅(internal marketing)의 일환이다. 2014년 미국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갤럽 조사는 기업들이 내부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직장과 연결감을 느끼지 못하고, 17.5%는 완전히 단절돼 있다고 말했다. 10명 중 4명은 자신이 속한 기업과 경쟁사의 브랜드, 제품의 차이를 분명하게 설명하기를 어려워했다. 직장에서 괴리감을 느끼고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직원이 많을수록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 기업들은 내부 마케팅에 매년 1000억 달러(약 108조300억원) 이상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케팅이 고객 중심적 경영에서 비롯되듯, 내부 마케팅은 직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시작된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성공적인 내부 마케팅을 통해 직원과 고객 만족, 경영성과 증대의 선순환을 이룬 대표적 사례다. 일하는 즐거움을 중시하는 이 회사는 지난 40여년간 직원 처우를 끊임없이 개선해왔다. 여느 항공사와 다르게 승무원들에게 반바지, 운동화 등 편안한 차림도 허용한다. 행복하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어야 소비자에게 진심 어린 서비스가 전달된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쿠웨이트 파병 군인 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직원들이 동분서주 노력한 이야기, 곰 인형을 잃어버려 상심한 아이를 위해 공항 곳곳을 뒤져 인형을 찾은 사연 등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은 13분짜리 동영상 ‘우리의 목표와 비전’은 인버타이징의 본보기로 꼽힌다.
 
온라인 신발 판매업체 자포스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SNS 등을 통해 외부에 가감 없이 공개한다. [인터넷 캡처]

온라인 신발 판매업체 자포스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SNS 등을 통해 외부에 가감 없이 공개한다. [인터넷 캡처]

내부 마케팅에도 차별화가 필요하다. 상품과 브랜드의 고유성을 내부 고객들에게 먼저 알리고 인정받아야 차별화된 가치가 외부 시장에 제대로 전달된다. 특히 시장과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일수록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유도하는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이 커진다.
 
미국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레이(REI)는 전 세계 소비자가 기다리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150여개 매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까지 문을 닫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 기업이 연중 최대 매출을 올리는 날이었지만, 2015년부터 매년 방침을 고수해왔다. 대신 파트타임 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 1만2000명에게 유급 휴가를 준다. ‘쇼핑 대신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즐겨라’는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동물사랑으로 유명한 화장품 기업 러쉬가 동물 실험 반대를 위해 만든 포스터. [인터넷 캡처]

동물사랑으로 유명한 화장품 기업 러쉬가 동물 실험 반대를 위해 만든 포스터. [인터넷 캡처]

‘#OptOutside(옵트아웃사이드)’캠페인은 직원과 소비자 뿐 아니라 타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부터 미국 구글과 일본 자동차 기업 스바루가 캠페인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현재 아웃도어 리서치(Outdoor Research), 킨(KEEN) 등 중소 아웃도어 브랜드 550여 개가 동참하고 있다.
 
REI의 직원들은 1년에 최소 이틀, 유급 휴가인 ‘야호 데이(Yay Days)’도 쓸 수 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야외 활동을 즐기거나 영감을 주는 새로운 장소를 발굴해보는 날이다. 설산을 등반할 수도, 강아지와 공원에서 놀 수도 있다. 필요한 아웃도어 용품은 50% 할인해주고, 여행을 가면 비용도 지원한다. REI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천하는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아 글래스도어가 선정하는 2018년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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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층을 확보한 브랜드가 고객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가치가 극대화되듯 내부 마케팅에 성공한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상사가 없는 조직, 홀라크라시(holacracy)를 추구하는 미국 온라인 신발 판매업체 ‘자포스(Zappos)’는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내부 커뮤니티인 ‘인사이드 자포스(Inside Zappos)’를 여과 없이 공개한다. 자포니언(Zapponians)들은 채용 인터뷰 체험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 등 직장 생활에 관한 도움말은 물론 아침 출근길에서 겪은 일, 반려동물 자랑 등 다양한 정보를 자유롭게 게시한다.
 
우아한형제들, 제니퍼소프트 등 한국에서도 직원 존중과 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친환경 생산방식을 고수하고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의 한국지사는 반려동물에게 가족 수당을 지급하는 등 기업 철학과 일관된 독특한 조직문화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대한상의가 발표한 기업문화 분석 보고서는 대다수 기업들이 수박 겉핥기 식의 변화를 추구해 ‘청바지 입은 꼰대들’만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애플의 신입사원은 출근 첫날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엄청나게 의미있는 일을 하는 곳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편지를 받는다. 소비자가 열광하는 컬트 브랜드를 꿈꾼다면 기업 내부에서 마니아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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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