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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분배 악화 아프다” 경제부처선 “최저임금 영향”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소득 하위 20%(1분위)의 가계소득 감소 등 소득 분배의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가계소득 동향 점검 회의’에서 “우리의 경제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말한 경제정책은 현 정부의 대표 상품인 ‘소득 주도 성장’이다. 지난 1년 분배에 초점을 둔 정책을 시행하고도 오히려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어들어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주도 성장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가계소득 동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주도 성장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가계소득 동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소득 동향 점검 회의’의 개최 근거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러한 이름의 대통령 회의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말 그대로 긴급 소집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모두 불려왔다. 청와대에서도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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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경제라인을 급하게 불러모은 이유는 최근 발표된 1분기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 하위 20% 가계의 명목소득이 128만6700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8%나 줄었기 때문이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안보에 치중해 온 대통령이 지난주 소득 격차가 커졌다는 통계청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지시했다”며 문 대통령의 심각한 상황 인식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대로 올리고 저소득층에 대한 각종 복지 혜택을 확대하면 소비가 늘고, 소비 확대가 성장의 ‘마중물’이 될 거란 비전을 제시해 왔다. 소득 주도 성장론의 얼개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올해 최저임금을 16.4%(시간당 6470→7530원) 올렸고,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을 별도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1조2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일자리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취약계층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소득 상위 20%의 평균소득은 하위 20% 평균의 5.95배를 기록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불균형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참석자들은 1분위 소득 감소의 원인으로 고령화,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과 건설경기 부진 등을 놓고 자유롭게 토론했다”며 “소득 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라는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보완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보완책’이라고 표현했지만 2시간30분간 이어진 토론에서는 경제라인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분배 악화의 관련성을 놓고 청와대와 부처 사이에 이견이 노출됐다. 장하성 실장 등 청와대는 노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소득분배 악화에 더 큰 요인이 됐다는 주장을 제시했다. 반면에 김동연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부 인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신중론을 제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이 요구하고 있는 규제개혁에도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법에 금지돼 있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것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그런 식으로 시행령 기준을 만들고 예산안이 확보되는 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생각을 대전환하라”고 주문했다.
 
이 발언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불공정 거래 관련 신고포상금 제도를 보고한 직후에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부분까지 일일이 다 법에 근거가 있어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행정이 너무 늦고, 빠른 현실을 따라가지도 못한다”며 획기적 규제 해소를 지시했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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