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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야구로 보답한다”면 끝인가

박소영 스포츠부 기자

박소영 스포츠부 기자

“죄송합니다. 야구로 보답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활약하던 강정호(31)가 2016년 말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뒤 한 말이다. 그러나 많은 야구팬들은 강정호의 행동을 비난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었던 잘못을 저질러 놓고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논리는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었다. 강정호는 “팬들의 비난을 이해한다. 야구를 떠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그랬다”고 변명을 했다. 강정호는 팬들의 비난에도 끈질기게 미국 대사관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지난달 비자를 받고 빅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피츠버그 현지의 반응도 싸늘하다. 현지 언론은 “음주운전 사고 이전에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던 강정호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비난했지만, 강정호는 ‘야구로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마다 ‘야구 보답론’을 내세운다. 구단 관계자나 코칭 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잘못을 저질러도 야구장에서 잘하기만 하면 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성폭행 혐의로 28일 경찰에 출두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왼쪽)과 조상우. [뉴스1]

성폭행 혐의로 28일 경찰에 출두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왼쪽)과 조상우. [뉴스1]

2016년엔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투수 이태양(25)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졌다. 구단 관계자가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프로야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그런데 김경문 NC 감독은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야구팬들은 “보답을 하지 말고 책임을 지라”고 했지만 NC는 꿋꿋하게 경기를 한 끝에 그 해 2위를 차지했다.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28)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24)가 28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런데도 정작 넥센 구단은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조상우가 빠진 자리에 고교 시절 후배들을 폭행한 신인 투수 안우진(19)을 내보냈다. 넥센은 지난해 유망주 안우진을 데려오면서 6억원의 계약금을 줬다. 그러나 그가 학교 폭력에 연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징계가 풀리자마자 바로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성폭행 혐의를 받는 선수 대신에 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를 내보낸 것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런 시국에 안우진을 올린 것은) 힘든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안우진에게도 ‘야구로 보답하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야구만 잘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의 야구계 풍토는 이제 더는 통하지 않는다. 구단과 선수 모두 진정한 반성과 뼈를 깎는 개혁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팬들은 프로야구를 외면할 것이다.
 
박소영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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