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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연하 손예진·정해인 “연기 덜 하는 법 배웠죠”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 정해인과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커플 연기가 리얼했다. [사진 엠에스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 정해인과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커플 연기가 리얼했다. [사진 엠에스팀]

드라마는 끝났지만 배우는 남았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김은 극본, 안판석 연출) 얘기다. 드라마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멜로가 아닌 현실 잔혹사처럼 지지부진하게 흘러갔지만, 극 중 연상연하 커플로 등장한 손예진(36)과 정해인(30)은 완벽한 호흡으로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 ’ 두 주역
달콤한 멜로와 씁쓸한 현실 대비
리허설 없이 생생한 감정 끌어내
손예진 “캐릭터 여백 전달하고파”
정해인 “대선배 앞 무장해제됐다”

종영 후 서울 소격동에서 만난 손예진은 “대본을 끝까지 다 보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15~16부가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가족의 반대로 헤어지고, 직장 내 성추행에 맞서 법정 싸움을 벌이느라 3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제자리걸음인 윤진아(손예진 분)의 모습을 보고 아쉬워한 시청자들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손예진의 설명은 명쾌했다. “주인공이 아픔을 겪고 나면 아주 빠르게 성장하죠. 그런데 그건 우리가 보고 싶은 인간의 모습이죠. 현실에선 회사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향해 미투(MeToo) 선언을 하고 나면 몇 년간 이어지는 싸움에 결국 무너져버린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이게 더 현실적인 거 아닐까요.”
 
이는 안판석 PD가 이끄는 드라마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내의 자격’(2012)은 멜로, ‘풍문으로 들었소’(2015)는 가족극 같지만 실은 현미경을 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들여다보는 풍자극에 가까웠다. 정해인은 “5분짜리 장면이면 촬영 시간도 5분이었다. 대부분 롱테이크인데다 한 번에 끝나니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박살 날 수밖에 없는 공포의 현장이었다”고 했다. 별도 리허설도 없고, 카메라 세팅도 바뀌지 않으니 현실과 흡사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했지만, 첫 주연을 맡은 배우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옆에서 훔쳐보는 듯한 앵글 덕에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 드라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두 사람이 데이트할 때면 시청자들도 함께 가상연애를 즐기고, 엄마(길해연 분)가 모진 말로 이들 가슴에 대못을 박을 때는 같이 부아가 치미는 경험을 선사한 덕이다. 정해인은 “겉으로 표현을 자제하고 연기를 덜 하는 방법을 배웠다” 했고, 손예진은 “캐릭터의 여백을 느낌과 향기로 전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정해인. 손예진과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커플 연기가 리얼했다.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정해인. 손예진과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커플 연기가 리얼했다.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두 배우의 촬영 전 소통도 필수였다. 정해인은 “처음엔 대선배라 아주 어렵고 무서웠는데 너무 잘 웃어서 무장해제됐다”고 밝혔다. 손예진은 “스태프들도 둘이 진짜 사귀는 것 아니냐고 하도 많이 물어봐서 같이 찍은 사진을 봤더니 생김새나 분위기가 좀 닮은 것 같다”며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서로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정해인을 상대역으로 추천한 손예진은 “내가 그리던 준희 이미지와 잘 어울리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간혹 현장 지시에 따라 연기 스타일을 바꿔야 할 때 전환이 무척 빨라 놀랐다”는 것이다. 정해인은 “누나는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안판석 PD는 대기실에서 촬영장으로 들어가는 손예진을 두고 링에 오르는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손예진은 “촬영 전 화장실에서 손을 씻을 때면 마치 수술에 들어가는 의사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며 ‘덕혜옹주’(2016) 이후 가중된 부담감을 토로했다. “여름 극장가는 죄다 블록버스터에 남자 영화잖아요. 이게 안 되면 여자 영화는 앞으로 더 안 만들어지겠지 하는 마음에 자꾸 목숨 걸고 하게 돼요. 개봉을 앞둔 ‘협상’에서 여형사 역할에도 그런 마음으로 임했죠.”
 
손예진은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흥행에 성공하며 ‘멜로 퀸’ 이미지를 굳혔지만, 재난영화 ‘타워’(2012), 액션극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스릴러 ‘비밀은 없다’(2016) 등 누구보다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가진 배우로 꼽힌다.
 
차세대 남자주인공으로 급부상한 정해인은 “건강이 안 좋아져서 좀 쉬고 싶단 생각이 있었는데 좋은 드라마를 찍으며 치유받았다. 하루빨리 차기작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식음료·화장품·보험 등 각종 광고를 섭렵하며 이번 달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1위(한국기업평판연구소 조사)에 오른 현재 그의 기분은 어떨까. “매 순간이 행복하죠. 요즘 일기엔 매일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만 적혀 있어요. 전엔 외식하고 계산을 하려고 하면 부모님이 말리셨는데 이제는 잘 먹었다고 하시니까 뿌듯하더라고요. 예진 누나 만날 때도 밥은 거의 제가 사요. 고마워서요. 밥 잘 사주고 싶은 예쁜 누나죠.”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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