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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신중현 "기타로 세계 제패"···"뮤지컬은 새 감흥"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음악이라는 것이 전부 자유에요. (노래로 이뤄진) 뮤지컬도 자유죠. 억압을 받고 규제를 받는 것이 아니죠. 표현을 자유스럽게 하는 뮤지컬화를 환영하죠."

'한국 록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신중현(80)의 명곡들이 처음으로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공연제작사 홍컴퍼니 홍승희 프로듀서가 6월15일부터 7월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서 뮤지컬 '미인'을 공연한다.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중현은 1955년 미8군 무대를 오가며 음악을 시작했다. 이후 1963년 국내 최초의 록 밴드 '애드훠(ADD4)를 결성, 한국 록음악의 창시자가 됐다. 1958년 첫 음반 '히키신 기타 멜로디'를 발표한 것을 기점으로 따지면, 올해 데뷔 60주년을 맞이했다.

지금까지도 가수들이 새롭게 재창조하고 있는 '미인' '꽃잎' '봄비' '님은 먼 곳에' '아름다운 강산' 등 수많은 히트곡들의 주인공이다. 뮤지컬은 이 곡들을 비롯해 신중현이 만든 23곡이 등장한다. 신중현의 초기 음악부터 '신중현 사단'으로 불린 김추자, '펄 시스터즈', 박인수, 김완선 등의 노래까지 삽입된다.

특히 '신중현과 엽전들'의 대표곡이자 이번 뮤지컬 제목으로 낙점된 '미인'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K팝 메들리 음악으로 선택되기도 했다.

그간 한국뮤지컬을 접하지 못했다는 신중현은 28일 대학로에서 '미인' 연습을 보고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가 1969년 작곡한 곡으로 김추자가 부른 노래이자 뮤지컬 '미인'의 오프닝 곡인 '알수없네'를 듣고 "감흥이 깊게 와 닿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팔순의 나이에도 형형한 눈빛을 자랑한 신중현은 "'알수 없네'는 제가 좋아하는 곡이에요. 그것이 오프닝인데, 춤과도 잘 어우러지더라고요. 맞아떨어지니 결정적인 감각인 거죠"라며 웃었다.

'미인'은 2014년부터 4년의 제작 기간을 거쳤다. 2017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우수 신작의 후보로 선정됐다. '해를 품은 달'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의 정태영 연출, '마마, 돈크라이'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희준 작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페스트' '광화문 연가'의 김성수 음악감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화문 연가'의 서병구 안무감독 등이 참여한다. 배우 정원영, 김찬호, 스테파니, 허혜진이 나온다.

신중현은 이날 연습 현장을 지켜보면서 뮤지컬을 새삼스럽게 인정했다고 했다. "대사와 연기를 포함시킨 부분이요. 제 곡의 심플한 가사가 간단한 대사로 더해지면서 (노래의) 깊이를 더 끌어낸다"는 것이다.

신중현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로 통한다. 지난해 초 광화문에서 울려퍼진 '아름다운 강산'은 '신중현과 엽전들' 2집(1974) 수록곡이자 이선희가 1988년 불러 유명해졌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반발심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70년대 히트곡 작곡가였던 신중현에게 당시 청와대는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라는 내용이 담긴 강권의 전화를 했다. 즉 '박정희의 찬양가'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신중현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앞서 "아버지는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후 공화당이라며 다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역시 같은 내용이었고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라는 협박도 한다. 그러나 재차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중현은 "자유가 없으면 음악이 나올 수가 없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아름다운 강산'은 최근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서 이선희가 불러 새삼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신중현은 "'아름다운 강산'을 작곡할 때 그것(통일)을 많이 생각하고 썼어요"라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귀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죠"라고 말했다.

신중현은 60년 음악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한국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꼽았다.

그는 "버클리에서 학장님이 학생들에게 할 때 제 과거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한국 내에서 규제와 핍박을 받던 시절이요"라면서 "제가 그렇게 시대적으로 고충을 받지 않았으면 오늘날의 음악을 만들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라고 했다.

"파란만장한 시대가 있어서 꿋꿋하게 갈 수 있지 않았라는 생각이죠. 인생에서 절망감이 있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었어요. 그런 것이 없으면 가치가 없죠."

그런 그는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부터 1980년대 파워 팝까지 아우른 그는 지금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의 기량을 보여주고 싶어 밤낮으로 노력 중이라고 했다. "기타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용기를 갖고 있다"고 웃었다.

9, 10월 즈음에 새 음반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유명 기타 브랜드 '펜더'가 신중현에게 기타를 헌정한 것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원래 봄쯤에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모자란 부분이 있어요. 펜더의 헌정 기타를 받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죠. 기타곡 위주로 발표 예정입니다. 드러머인 막내(신석철)가 드럼을, 베이스(기타)를 치는 둘째(신윤철)가 건반을 맡죠. 아들들과 뮤지컬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했어요. 음악적만으로 (교류) 하죠. 대화가 없어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뮤지컬 '미인'은 1930년대 무성영화관 하륜관이 배경이다. 하륜관 최고 인기스타 변사인 강호가 시인 병연에 한 눈에 반하게 되고 독립 운동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중현의 음악을 닮은 청춘의 열정, 에너지 등이 중심이 된다.

신중현은 음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젊었을 때 하는 음악과 늙었을 때 하는 음악"으로 구분했다. "이제 저는 늙었을 때 하는 음악을 보여줄 차례가 된 거죠. 젊었을 때 음악은 생동감이 있고 예뻐요. 노인네들은 늙었지만 인생의 음악이죠."

신중현은 최근 인생과 음악의 동반자를 떠나 보냈다. 지난 3월 한국 최초의 여성 드러머이자 그의 아내인 명정강(1940~2018)이 별세했다.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되면서 세상을 떠났다. 신중현은 그동안 애도의 시간을 갖고 이날에서야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애도의 말로, 보내자고 아들들에게 통보를 했어요. 애들도 (음악을) 쉬고 있죠."

음악만 바라보고 살아온 신중현이 스스로 자부하는 것은 음악의 정도(正道)를 걸어왔다는 것이다. "음악의 기본적인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베토벤이 쓴 곡들의 형식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화성악이라고 할까 기본적인 룰이 가장 중요한 것이죠. 언제가 부터 우리나라 일부 젊은이들은 음악의 룰을 벗어던지고 있죠. 그렇게 얻은 인기는 오래 가지 못해요. 제가 정도를 걸어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뮤지컬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죠."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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