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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 비핵화 의지 확고” … CVID엔 확답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전날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번 분명하게 피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정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북·미 간에 회담을 합의하고 실무 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그런 의지를 확인한 것이 아니냐”고만 했다.  
 

비핵화 의지 확고한 근거 뭐냐 묻자
“이미 여러 차례 설명했다” 답변
“비핵화 로드맵 북·미 협의 필요”
구체적인 접근법 이견 여전 시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이날 남북의 배석자는 정상회담 개최로 물밑 접촉했던 서훈 국가정보원장(맨 왼쪽)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개최된다고 첫 보도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이날 남북의 배석자는 정상회담 개최로 물밑 접촉했던 서훈 국가정보원장(맨 왼쪽)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개최된다고 첫 보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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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통일각 남북 정상회담은 6·12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기류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변하는 가운데 이뤄져 전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재확인에 방점을 찍었지만 실제 비핵화 방식 등 어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드러난 건 아직 없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보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이미 여러 차례 설명했다” “추가적 설명이 필요치 않다”고만 답했다. 또 “비핵화에 대해 뜻이 같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갈 것인가라는 로드맵은 또 양국(북·미) 간에 협의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구체적 접근법에서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북한의 공식 발표도 비핵화에 대한 표현이 문 대통령과 달랐다. 조선중앙통신은 “회담에서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 교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CVID로 해석할 수 있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 제거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통상 사용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라고 했다. ‘지역의 안정과 평화’는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행동, 즉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한 언급으로 해석할 소지도 있다.
 
배석자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서훈 국정원장, 북한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나왔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외교라인 당국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의 요청으로 급하게 성사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선 비핵화 논의보다는 북한의 진의를 의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보증하는 ‘그림’ 연출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김계관·최선희의 공격적 담화가 북·미 정상회담 판을 깨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점은 확인된 것 같다. 비공개 대화에서 문 대통령이 ‘정상 국가가 되려면 외교적 소통 방식도 정상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비아 모델’처럼 초단기간 내 비핵화 완료를 원하는 미국과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통해 시간을 끌어 보상을 극대화하려는 북한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한 언제든 북·미 정상회담의 판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핵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으면서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제재를 풀도록 한 이란 핵합의를 미봉책이라고 비판하며 깨버렸다. 북한과 그에 못 미치는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미 회담에서 합의문에 CVID를 명시하거나 단기간 내 이행을 담보할 구체적 내용을 넣기 힘들겠다는 판단이 들면 6·12 회담 며칠 전에라도 취소해 버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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