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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함께 살아가는 가치, 사회적 농업에서 찾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서경(書經)에 ‘생생지락(生生之樂)’이라는 구절이 있다. 상나라 군주 반경(盤庚)이 ‘백성이 생업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가도록 만들겠다’는 뜻으로 남긴 말이다. 세종대왕도 즐겨 사용해 조선왕조실록에도 수차례 등장한다. 오늘날에도 그 중요성은 계속돼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장애인, 노인, 범죄피해가족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생생지락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농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찾는 것이 바로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이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민간 주도로 사회적 농업이 시작됐고, 1990년대 후반 정부의 노력이 더해져 현재는 활성화 단계다. 1978년 설립된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아그리꼴뚜라 카포다르코(Agricoltura Capodarco)’ 농장은 대표 사례다. 이곳에서는 농업인, 원예치료사, 정신과 의사의 도움으로 발달장애인, 약물 중독자, 정신질환자 등 10여명이 원예활동을 통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비용은 주 정부에서 지원한다. 이들은 수확, 식당운영, 판매 등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얻게 되며 그 과정에서 고용의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다. 능력보다는 가능성에, 소득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결과를 유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장애인 돌봄은 고용을 통해 실현된다”는 농장주의 말처럼 일자리 자체가 복지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적 농업은 농업의 여러 장점을 활용해 노인·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 재활, 교육, 돌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 중독 청소년, 다문화 여성, 범죄 피해 가족 등이 농촌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생산 활동을 하며 사회적응과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농촌이라는 지역공동체와 농업이라는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궁극적으로는 사회 통합(Social Inclusion)을 실현하는 것이다.
 
사회적 농업 활성화를 위해 농식품부는 올해 9개소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충남 홍성의 사회적 협동조합 ‘행복농장’은 충남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인근 중학교 특수학급 교사들이 참여해 만성정신질환자와 발달 장애 청소년의 돌봄, 교육을 시행한다. 전북 완주의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는 두레 농장에서 지역 어르신과 발달 장애아동이 농작물을 함께 길러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
 
사회적 농업은 농업, 복지, 고용이라는 날실과 씨실이 지역 공동체의 틀 안에서 조화를 이루게 한다. 농촌 공동체는 활력을 되찾고, 농업은 복지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법이 된다. 사회적 농업이 사회적 경제, 사회통합의 개념을 넘어 혁신이라고 표현되는 이유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지역사회에서 모두가 같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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