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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52시간 근무 시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창업자이자 수석편집장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제3의 성공』이라는 본인 저서에서 “일에 투자하는 시간의 양과 성공 가능성이 비례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은 바 있다. 안타깝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2위인데, 노동 생산성은 22개 조사 대상국 중 17위에 머물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직원 300명이 넘는 대기업에서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다. 보다 나은 일터 환경을 위해 매우 반갑고도 중요한 이정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일해도 문제가 없을까 하는 걱정을 지우기 어렵다.
 
기업은 항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성장하기를 원한다. 앞으로 일하는 시간은 줄어든다는데, 주당 60~70시간 근무하던 과거의 업무 방식을 앞으로도 고수한다면 기업의 성장과 새로운 가치 창출에는 이상 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 당장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하는 이유다.
 
국내 굴지의 제조기업 한 곳에서는 지방 공장에 있는 임원에게 결제를 받기 위해 1박2일이 걸린다고 한다. 전날 출장을 내려가 담당 임원과 식사를 하고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서 결제를 받는다. 효율적인 업무 보고와 회의를 위해 ‘1장짜리 보고서 캠페인’을 시행했는데 첨부 자료만 30~40장을 더 붙이는 ‘무늬만 혁신’으로 변질해 오히려 업무가 늘었다는 실태 조사도 있다.
 
52시간 시대에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일일이 업무 방식을 정해주고 지시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회사와 리더는 명확한 사업 목표와 방향성, 공정한 성과 기준을 설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직원에게 자율과 권한, 책임을 부여해 각자 최적의 업무 방식을 찾아 나가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시간과 공간의 자율부터 시작할 수 있다. 먼저 구글을 참고할 수 있는데 웹 기반의 협업, 보고 시스템이 구축되어 집과 회사 언제, 어디서든 클라우드 상에서 일할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는 오전 7~10시 사이에 자율적으로 출근하고, 퇴근도 출근 시간에 따라 각자 다르다. 대부분의 직원이 일주일에 한 번 재택근무하고 있으며, 자율좌석제로 정해진 자리가 없다. 오늘은 영업팀과 다음 분기 계획을 짜야 하므로 10층에서 근무를 하지만, 내일은 마케팅팀과 조율할 일이 많아 9층에서 일하는 식이다. 협업과 업무 효율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무 하는 방식에서는 이처럼 최대한의 자율을 주되, 직원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와 평가 지표에 대해서는 최대한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쉬고 재충전하는 것도 업무 효율에 대단히 중요하다. ‘마이페이 마이웨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회사가 비용을 지원해 직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직원은 운동이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지만, 다른 직원은 여행으로 몸과 마음을 다시 채운다. 각자의 방식을 택해 자율적으로 쉬는 것이다. 아울러, 부서장의 역할 중에는 팀원들이 제대로 휴가를 가도록 하는 책임도 있다. 특정 직원이 휴가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면, 부서장에게까지 관련 공지를 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기업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계속 성장해야 한다. 하반기부터 제도는 점차 확대 시행되겠지만, 진정한 ‘52시간 시대’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회사와 직원 공동의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재 일하는 방식이 맞는지 재점검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해 교육하는 것은 경영진의 몫일 것이다.  
 
직원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나만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힘써야 한다. 끊임없는 모니터링과 독려 활동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은 모두의 노력을 통해 52시간 시대에 걸맞은 업무 시스템과 기업 문화가 조속히 정착하기를 고대한다.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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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