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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주는 상여금만 최저임금에 포함 … 대기업 노조가 단협 고수땐 무용지물

내년부터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25일 의결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내년부터 매달 최저임금의 25%를 초과하는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를 넘어서는 복리후생 수당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다만 국회는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상여금의 범위를 1개월 단위로 지급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상여금은 보통 2~3개월 주기로 지급된다. 대다수 사업장에선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넓어진 최저임금 산입범위

넓어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환노위는 산입범위 확대 결정과 함께 취업규칙을 개정할 수 있게 별도의 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2개월 이상 주기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1개월마다 지급하는 형태로 취업규칙을 바꿔도 사업주가 근로자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쳤을 경우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바뀐 취업규칙의 효력이 인정된다.
 
그러나 노조가 있는 대기업에선 개정안이 무용지물일 수 있다.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이 있을 경우 단체협약이 취업규칙에 우선해서 적용되기 때문이다. 노조가 상여금 지급주기를 2개월 이상으로 유지하는 단체협약을 고집하면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에만 적용될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기업 노조가 법 개정의 취지를 따르지 않으면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며 “일선 산업현장에서 상여금이 산입범위에 포함되도록 정부의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세업체 사업주나 자영업자는 산입범위 개선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근로자에게 주는 상여금이 대부분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세업체들은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해왔다. 정원석 소상공인연합회 정책사업본부장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지금처럼 모든 업종에 획일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영세업체의 경영 사정은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최저임금 감소 효과는 불가피하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상여금과 교통비, 식사비 등 복리후생비를 산입하면 최저임금을 10% 인상해도 실제 인상폭은 2.5~3%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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