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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選擧<선거>

적당한 인물을 어느 자리에 올려놓는 작업이 바로 선거다. 뽑거나 가린다는 뜻의 選(선)이라는 글자와 여러 사람의 손으로 무엇, 또는 누군가를 올려놓는 동작의 擧(거)라는 글자의 합성이다. 우선 두 글자는 많은 한자의 초기 의미 맥락처럼 주술(呪術)이나 제례(祭禮)에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選(선)에서 巽(손)이라는 부분이 두 사람의 춤 동작을 가리킨다고 푼다.
 
흥에 겨워 그냥 추는 춤은 아니었을 테다. 신령(神靈)에게 바치는 무악(舞樂)의 한 갈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거기에 움직이다, 걷다 등의 의미를 지닌 辶(착)이라는 부수가 가세하면서 동태(動態)의 뜻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제가 믿고 의지하는 신령 앞에서의 춤은 아무나 출 수 없다. 아무래도 뽑아야 하는 과정이 개입했을 것이다. 그로써 이 글자가 얻은 뜻이 ‘뽑다’ ‘가리다’다. 신령에게 바치는 글 등을 撰(찬)이라 적거나, 그에게 드리는 음식을 饌(찬)이라고 적은 점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은 擧(거)다. 초기 꼴, 의미가 구체적이라서 이설(異說)이 별로 없다. 여러 사람의 손이 귀중하다고 보이는 물건을 올리는 동작이다. 단지, 여러 사람의 손이 모였으니 ‘모두’ ‘전체’의 뜻도 함께 얻었다. 거국(擧國)이라고 적으면 ‘나라 전체’ ‘국민 모두’의 뜻으로 변하는 이유다.
 
사람을 능력에 걸맞은 자리에 보내야 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래서 뽑고 가리는 일에는 늘 사람들의 관심이 몰렸다. 여럿 중에서 골라 뽑는 선택(選擇), 선발(選拔)이라는 말은 우리 일상에서 퍽 자주 등장한다. 엄하게 뽑고 가려야 하는 일은 엄선(嚴選)이다. 기준에 맞는지를 봐서 골라내는 일은 선별(選別), 저울대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사람들 뽑으면 전선(銓選), 도자기 굽는 과정에서 질그릇 상태를 깐깐하게 따져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경우는 견선(甄選)이다.
 
모두 적합한 인재(人才)를 찾아내는 데 옛 사람들이 얼마나 골몰했는지를 알게 하는 낱말이다. 곧 지방선거다. 그러나 남북의 급변하는 기류로 관심사 순위에서 한참 멀어진 분위기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잘못 뽑으면 일 크게 그르치는 법이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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