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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못 말려…할리우드 셀럽이 사랑하는 여행지 로스카보스

 무라카미 하루키는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에서 멕시코를 여행할 때 다른 여행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도대체 왜 멕시코에 가십니까?”라는 질문이다. 범죄가 들끓는 위험지대에 왜 제 발로 찾아드는지 많은 사람이 의아해 했다. 실제로 우리 외교부는 멕시코의 32개 주 가운데 12개 주를 ‘여행유의지역’ 또는 ‘여행자제지역’으로 지정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를 ‘여행금지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로스카보스는 멕시코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만한 여행지다. 안전하고 유유자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멕시코 땅끝마을 카보산루카스.

로스카보스는 멕시코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만한 여행지다. 안전하고 유유자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멕시코 땅끝마을 카보산루카스.

 
로스카보스는 멕시코에서도 현지인보다 외국인 여행자가 더 많은 별세계다. 휴양객이 안락하게 쉬어갈 만한 대규모 리조트 단지가 발달했다.

로스카보스는 멕시코에서도 현지인보다 외국인 여행자가 더 많은 별세계다. 휴양객이 안락하게 쉬어갈 만한 대규모 리조트 단지가 발달했다.

 이쯤 되면 멕시코는 여행지로 고려할 곳이 못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멕시코가 한해 3500만명의 외국인을 유치하는 세계 8위 관광 대국이라는 사실이다(유엔세계관광기구, 2017). 멕시코를 찾는 여행객 두 명 중 한 명은 ‘안전’과 ‘치안’을 그렇게 중시한다는 미국인이다. 트럼프 정부가 아무리 말려도 미국인의 멕시코 사랑은 변함이 없다. 멕시코의 본모습이 어떨지 오랫동안 궁금했었다. 기를 써서 가고 싶은 곳이라면 그만큼 매력적인 여행지라는 뜻이어서이다. 마침내 지난달 호기심을 풀 기회를 잡았다.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가 별장을 두고 있고, 인기 가수 저스틴 비버가 연말을 보낸다는 멕시코 서부의 유명 휴양지 로스카보스(Los Cabos)를 다녀왔다. 
 
바다와 사막을 아우른 풍경 
로스카보스의 사막은 황량하지 않다. 선인장이 척박한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로스카보스의 사막은 황량하지 않다. 선인장이 척박한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로스카보스를 설명하자면 멕시코 지도부터 봐야 한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남한보다 20배 큰 땅이다. 서쪽과 동쪽에 모두 호쾌한 대양을 접하고 있다. 멕시코의 서해가 태평양, 멕시코의 동해가 대서양이다. 덕분에 멕시코는 길이 9331㎞에 달하는 해안선을 자랑한다. 
 로스카보스는 멕시코 서부 태평양으로 삐죽 튀어나온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반도의 남쪽 끝자락에 있다. 카보(Cabo)는 스페인어로 ‘곶’을, 로스카보스는 복수(複數)의 곶을 가리킨다. 바다로 툭 튀어나온 곶 두 곳에 각각 산호세델카보(San Jose del Cabo)와 카보산루카스(Cabo San Lucas) 도시가 들어서 있다. 이 두 도시와 해안가를 아울러 로스카보스로 부른다. 
 로스카보스는 멕시코에서도 물빛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여기에도 지정학적 이유가 있다. 로스카보스가 코르테스 해협과 태평양이 딱 만나는 지점이다. 옥빛의 코르테스와 짙푸른 태평양이 로스카보스 앞에서 부딪힌다. 두 바닷물이 섞이면서 물빛이 시시각각 변한다.
드림스 리조트에서 바라본 로스카보스 바다. 다양한 '파랑'을 보여준다.

드림스 리조트에서 바라본 로스카보스 바다. 다양한 '파랑'을 보여준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루스 마리아 마르티네스 주한 멕시코관광청 대표는 “1960년대부터 멕시코는 국가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휴양지 개발에 착수했다”며 “태평양과 접한 항구도시 아카풀코(Acapulco)와 동부 소도시 칸쿤(Cancun)이 첫 개발지로 낙점됐다”고 말했다. 칸쿤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휴양지다. 5∼6년 전부터 허니문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로스카보스는 아카풀코나 칸쿤보다 늦은 70~80년대 개발됐다. 로스카보스에 도착하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눈에 먼저 들어온 풍경은 파란 바다가 아니라 거친 사막이었다. 아카풀코나 칸쿤에는 이미 도시가 있었던 데 반해 로스카보스는 오랜 세월 황무지였다. 멕시코 정부는 로스카보스에 도로를 내고 상하수도를 뚫는 등 인프라 공사부터 했다. 
로스카보스는 고래 투어 명소이기도 하다. 고래는 1~3월 로스카보스 앞바다에서 새끼를 낳은 뒤 북상한다. 4월 하순인데도 운 좋게 고래를 목격했다.

로스카보스는 고래 투어 명소이기도 하다. 고래는 1~3월 로스카보스 앞바다에서 새끼를 낳은 뒤 북상한다. 4월 하순인데도 운 좋게 고래를 목격했다.

 지금도 로스카보스는 해안 리조트 밀집지역을 제외하면 너른 사막이다. 덕분에 짙푸른 바다와 사막이 바투 붙은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를 감상하다 눈을 돌리면 어김없이 하늘을 향해 팔을 쭉 뻗은 선인장이 보인다. 사막은 지금 로스카보스를 뻔하고 뻔한 바다 휴양지와 차별화하는 명물이다.
 
리조트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
2030 젊은 여행객의 절대지지를 받고 있는 브레슬리스 리조트.

2030 젊은 여행객의 절대지지를 받고 있는 브레슬리스 리조트.

 바다와 사막을 함께 품은 로스카보스는 멕시코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났다. 지금은 길이 30㎞에 이르는 로스카보스 해안에 200개가 넘는 리조트가 즐비해 있다. 로스카보스를 찾는 여행객의 여행 방식은 대개 비슷하다. 리조트 한 곳에 여장을 풀고 수영을 하거나 스파를 받으며 여유를 즐긴다. 로스카보스에서는 리조트에서만 놀다 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로스카보스 리조트의 90%가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이어서이다. 삼시 세끼는 물론이고, 24시간 룸서비스를 주문하거나 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무료다. 바다와 맞닿은 인피니티 풀에서 수영을 하다 수영장 옆에서 바비큐를 즐겨도 된다. 
로스카보스의 리조트는 앞뒤로 바다와 사막을 접하는 탁월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돈 한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올 인클루시브형 리조트가 많다. 사진은 시크릿 리조트.

로스카보스의 리조트는 앞뒤로 바다와 사막을 접하는 탁월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돈 한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올 인클루시브형 리조트가 많다. 사진은 시크릿 리조트.

 로스카보스에서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 3곳을 방문했다. 저마다 특색이 있었다. ‘시크릿(Secret)’은 바다 전망의 골프장을 둔 성인 전용 리조트였고, ‘드림스(Dreams)’는 테니스ㆍ말 타기 등 액티비티를 잔뜩 갖춘 가족형 리조트였다. ‘브레슬리스(Breathless)’는 로스카보스의 상징이랄 수 있는 아치형 바위 엘 아르코(El Arco)를 발아래 두는 전망을 자랑했다. 모두 1박에 20만원 정도로 로스카보스에서 ‘고가’ 리조트였다. 20만원이면 서울의 웬만한 특급호텔 숙박료보다 저렴하다. 16.5㎡(5평) 남짓한 서울 호텔의 디럭스룸보다 두세 배 넓은 객실을 혼자 차지하는 호사를 누렸다. 
로스카보스의 상징인 아치형 바위, 엘 아르코.

로스카보스의 상징인 아치형 바위, 엘 아르코.

바위에서 쉬고 있는 바다사자.

바위에서 쉬고 있는 바다사자.

 로스카보스에 습기라고는 전혀 없는 마른 바람이 솔솔 불었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를 들으며 호텔 바에 앉아 데킬라 칵테일을 마셨다. 로스카보스는 코발트 빛 바다를 유유자적 감상할 수 있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계였다. 누군가 로스카보스로 여행을 떠난다면 ‘왜 하필 멕시코에 가냐’고 되묻지 않을 것 같았다.
 
 ◇여행정보=멕시코는 심리적으로 멀지만 물리적인 거리는 생각보다 가깝다. 지난해 7월 멕시코 직항 노선이 개설됐기 때문이다. 아에로멕시코(world.aeromexico.com)가 인천∼멕시코시티 노선에 월ㆍ수ㆍ금ㆍ일요일 주 4회 취항한다. 비행시간은 14시간으로 인천~뉴욕 노선의 비행시간보다 30분 덜 걸린다. 멕시코시티에서 산호세델카보의 로스카보스공항까지는 국내선 항공으로 2시간 거리다. 멕시코 공식 화폐는 페소(1페소 약 55원)지만, 로스카보스에서는 미국 달러가 널리 통용된다. 
 
로스카보스(멕시코)=글ㆍ사진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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