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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찍은 파탄 책임자…北 김계관·최선희 팽당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ㆍ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게 북한 외교라인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공개서한에서 “당신들(북한 관리)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 때문에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 연합뉴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당신들’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각각 16일과 21일 개인 담화 형식으로 미국 고위 관리들을 비하하고, 회담이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 김 제1부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향해 “아둔하다”고 했다. 북한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을 거론했다는 이유였다. 그는 이들을 “사이비 우국지사”로 칭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들의 말을 따른다면 정상회담과 전반적인 북미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명백하다”고 을러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중앙포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중앙포토]

 
닷새 뒤 최 부상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한 술 더 떴다. 최 부상은 펜스 부통령이 “아둔한 얼뜨기”이며 “횡설수설한다”고 비난했다. 또 “회담장에서 만날지 핵 대 핵 대결장에서 만날지 미국의 결심과 처신에 달렸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을 취소한 이유로 이 두 사람의 부적절한 언사를 지적했기 때문에, 김계관·최선희가 계속 대미외교 전면에 나설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당장 이들에 대한 인사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최근 북한의 담화가 개인 명의이긴 하지만 실제론 당이나 국가 차원의 결정으로 봐야 한다”며 “미국이 문제로 삼고 있는 당사자인 김계관 제1부상에게 25일 담화를 맡긴 것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은 외교 인력풀이 넓지 않은데다, 이들을 처벌하면 지도부의 실책을 인정한 셈이어서 오히려 향후 대미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북핵 위기를 불러왔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오히려 부총리까지 승진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강 제1부상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비밀리에 개발 중이던 고농축우라늄(HEU)을 언급했다.
 
다만 선수교체의 가능성은 있다. 김계관·최선희는 정상회담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할 직급이 아니기 때문에 일회용 악역으로 등장했을 수 있다. 북한의 북·미 정상회담을 재추진한다면 두 사람보다 직급이 높은 노동당 서기실 관계자나 이수용 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이 전면에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과 협상에 나섰던 전직 관료는 “북한이 툭하면 한국이나 미국 대통령을 향해 ‘망나니’라고 하던 습관을 이번에도 되풀이하다 삐끗한 것 같다”며 “북한이 정상국가를 표방한다면 이번 일을 기회로 상대를 존중하는 외교 에티켓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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