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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전문가 "김정은, 트럼프 탄핵이나 중간선거 패배 기다린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존 닐슨-라이트 동아시아 선임연구원(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북ㆍ미정상회담을 취소한 데 대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자기중심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수 앞서는 것처럼 비칠 것을 우려해 회담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8일 북ㆍ미정상회담을 즉석에서 수용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충동적으로 갑자기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존 닐슨-라이트 영국 채텀하우스 동아시아 선임연구원

존 닐슨-라이트 영국 채텀하우스 동아시아 선임연구원

 
영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로 케임브리지대 다윈칼리지 펠로를 겸하고 있는 닐슨-라이트는 25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즉각 도발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며 “제재 강화는 중국의 비협조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미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긴급한 상황이나 추동력이 없는 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닐슨-라이트는 “6월 회담은 실패로 끝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거래'에 합의할 가능성이 우려됐던 만큼 회담 취소가 반드시 후회할 일은 아니다"며 “준비 과정을 잘 거쳐 추후 정상회담에서 믿을 만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문답.
 
-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배경은 뭐라고 보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6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돼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가 회담에서 성과를 내려는 열망 때문에 핵심 동맹국의 이해를 해치는 거래까지 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있었다. 트럼프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 것을 보고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어떤 합의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피하기 위해 담화 등에서 거친 수사를 사용하고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난하자 트럼프는 회담이 의미 없이 끝날 것이라고 믿게 됐을 것이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과 볼튼 보좌관 등도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조언해왔다.”
 
- 정상회담 취소로 북ㆍ미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까.
“군사적 긴장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평양의 공식 반응은 톤이 강하지 않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아주 영리하다. 김정은이 책임 있는 국가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내부적으론 몹시 놀라고 분개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 군부에선 권위와 주권을 확고히 하고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 도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비무장지대 등에서 저강도 도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과의 연대를 무너뜨리는 데다 북한은 일단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부각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 향후 미국의 대처 방향은 어떻게 전망하나.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략적 대응에 균열이 생겨서 대북 제재 강화는 쉽지 않다. 중국은 이미 대북 제재를 완화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베이징은 회담 취소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북ㆍ미 간 중재자 역할을 확고히 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볼튼 같은 매파들이 군사적 행동을 원할 수 있지만 북한의 행동을 바꿔놓을 효용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미국 관료들이 보다 신중하게 북한과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논의를 탐색하는 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
 
- 추후 북ㆍ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까.
“정상회담이 나중에 열릴 가능성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과거 미 행정부가 보였던 ‘전략적 인내'나 전략적 통찰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현실적으로 CVID가 회담의 성과였던 적은 없다. 북한은 단계적인 비핵화 방안 논의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시간을 벌기 위해서일 수 있다.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피하며 궁극적으로 트럼프가 교체될 때까지의 시간이다. 북한이 기다리는 계기는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나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 상황의 변화, 또는 트럼프의 재선 실패가 될 수도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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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