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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소파 휴식, 여성=주방 요리?…"광고도 성차별 많아요"

성차별적 내용을 지적받은 가전제품 광고. [자료 양평원]

성차별적 내용을 지적받은 가전제품 광고. [자료 양평원]

남성은 소파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여성은 에어컨을 켜고 주방에서 가족들을 위한 음식을 챙긴다. 이러한 남녀의 모습은 서로 대비된다. 실제 가정 모습처럼 보이지만 지상파에서 방영 중인 A 가전제품 광고 중 일부다. ‘여성=가사노동’이라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국내 광고에는 이러한 성차별이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서울 YWCA와 함께 지난달 1~8일 실시한 국내 광고 모니터링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모니터링 대상은 TV(공중파ㆍ케이블), 인터넷, 극장 등을 통해 방영된 광고 457편이다.
 
모니터링 결과 성차별적 광고 수는 36편으로 성 평등적 광고(17편)의 2배 이상이었다. 출연자 성비도 광고 품목별로 편중돼 나타났다. 화장품은 여성이 89.7%로 절대다수를차지한 반면, 자동차ㆍ정유는 남성이 66.7%였다. 또한 남성 등장인물 연령대는 비교적 다양하게 분포했지만 여성 등장인물은 주로 20~30대에 몰렸다.
성평등-성차별적 광고 분류 표. [자료 양평원]

성평등-성차별적 광고 분류 표. [자료 양평원]

광고 속 등장인물의 역할도 성차별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역할은 남성이 63.8%로 다수를 차지했고, 운전자 역할도 남성이 78.6%였다. 반면 돌봄ㆍ가사 노동을 하는 역할은 여성이 10명 중 6명(59.2%)이었다.  
 
광고 구성을 들여다보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거나 여성을 타자화하는 내용이 꽤 포함됐다. 지상파의 B 콜라겐 제품 광고에선 쇼핑하고 오던 여성이 자동차 추돌 사고를 내자 상대 차량 남성이 화를 내다가 여성 외모를 보고 그냥 돌아간다. 곧이어 남성이 구매한 콜라겐 제품에 모두 여성(엄마ㆍ누나ㆍ여동생ㆍ여친 등)을 지칭하는 자막을 연결했다. 여성은 단순히 쇼핑을 즐기고 외모를 관리하는 존재로 묘사된 것이다.
범죄 상황을 희화화했다고 지적받은 블랙박스 광고. [자료 양평원]

범죄 상황을 희화화했다고 지적받은 블랙박스 광고. [자료 양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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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의 C 블랙박스 광고는 남성을 블랙박스 제품과 동일시했다. 남성이 혼자 있는 여성 운전자 차량 위에서 갑자기 등장하거나 여성이 두려움을 느끼고 달아나는 상황에서도 쫓아가는 식의 상황을 설정했다. 스토킹ㆍ불법 촬영 같은 범죄 상황을 희화화한 것이다. 여성의 주체성보다 ‘보호받을 대상’이라는 대상화ㆍ타자화된 모습을 강조한 표현이기도 하다.
 
양평원은 “최근 성차별, 불법 촬영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데도 광고계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기존의 성차별을 답습했다. 광고계가 젠더 감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광고에 대해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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