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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빨래방 카페는 흥할 수 밖에 없다는데

[사진 Coffee & Laundry 인스타그램]

[사진 Coffee & Laundry 인스타그램]

건해산물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홍콩 거리. 유독 한 상점이 눈에 띈다. 말린 생선 냄새가 진동하는 거리에서 이 상점만큼은 고소한 커피와 갓 세탁한 빨래향이 풍겨져 나온다.  
 
이 가게의 이름은 ‘Coffee & Laundry’. 이름 그대로 ‘반은 세탁실, 반은 카페’인 이곳에는 10개의 셀프 세탁기와 건조기가 구비되어 있다. 한쪽에서는 다양한 음료와 패스트리를 판매한다.
[사진 뉴욕타임스]

[사진 뉴욕타임스]

홍콩 주민들이 세탁소에서 빨래를 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홍콩 최초의 셀프 세탁소는 2014년쯤에 문을 열었다. 그 이후로 여기저기에 하나씩 생기더니 올해 초까지 180개 이상의 세탁소가 생겼다.
 
홍콩에서 세탁소가 이처럼 확산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Coffee & Laundry의 공동창업자인 로(Lo) 씨는 이를 "홍콩의 주택 문제가 만든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의 부동산 시장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로 유명하다. 쉴 새 없이 치솟는 집값에 주민들은 계속해서 더 작은 아파트를 찾아야만 한다.
 
홍콩의 건축 부처에 따르면, 2017년 신축 아파트의 평균 면적은 32.89평방미터였다. 이는 2013년 홍콩 아파트의 평균 면적인 39.02평방미터보다도 작은 면적이다.  
 
놀랍게도 홍콩의 아파트는 앞으로도 더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에 따르면 18.58평방미터 이하의 ‘마이크로(micro)’ 아파트 수 천 채가 2020년까지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SCMP]

[사진 SCMP]

작은 아파트 안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놓을 공간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세탁기를 억지로 들인다 하더라도, 건조기 없이는 옷을 말리는 것이 문제다. 홍콩 주민들은 건물 옆면에 튀어 나온 기둥에 빨래를 널어 말리기 시작했다. 어딜 가나 빨래가 걸려있어 농담 삼아 ‘홍콩의 국기’라고 부를 정도였다.
 
처음에는 상업용 세탁소의 위탁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어떤 세탁소에서는 작업이 밀려 일부 고객들이 옷을 찾기 위해 하루 종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셀프세탁소였다.
[사진 Coffee & Laundry 인스타그램]

[사진 Coffee & Laundry 인스타그램]

27세 볼거(Bolger) 씨는 퇴근 후 Coffee & Laundry에 들렀다. 세탁이 완료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으며 앉아 있는다.
아파트를 벗어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여기 앉아서 세탁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아일랜드 출신 볼거 씨는 2016년 처음 홍콩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그의 아파트는 건조기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옷을 창밖에 걸어 놓자니 습도 때문에 옷이 잘 마르지 않았다. 그는 한 동안 빨래를 세탁소에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가끔가다 옷이 망가져 있거나 얼룩이 져서 돌아와 셀프세탁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진 Coffee & Laundry 인스타그램]

[사진 Coffee & Laundry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저녁마다 꾸준히 Coffee & Laundry를 드나드는 고객들이 생겨났다. 몇몇은 파자마 바람으로 와서 빨래만 돌리고 갔다. 어떤 이들은 오로지 커피와 분위기를 위해 찾아왔다.
 
세탁소가 홍콩 거리에 확산되면서 여태껏 개인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빨래가 공공의 영역으로 옮겨졌다. 이는 홍콩의 사회적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 사고 방식, 그리고 사회화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사진 뉴욕타임스]

[사진 뉴욕타임스]

이것이 바로 로 씨가 추구하는 목표였다. 그는 그의 가게가 단지 세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심심할 때 놀다 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한 공간이 되기 위해 가게 앞에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탁자를 놓았고 지역 만화가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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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