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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곳은 어디?…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 급부상

베트남 하노이 인근 타이응우옌 성, 박닌 성에는 삼성전자ㆍ삼성SDI 등 삼성전자 계열사 공장들이 여럿 들어서 있다. 이 두 지역의 삼성 직원만 약 16만 명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물량 절반가량이 여기서 생산된다.
 
LG전자는 올해 말레이시아에 LG전자 제품을 취급하는 신규 매장 8개를 열 계획이다.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정도로 현지 사업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5개의 매장을 연 LG전자는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자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자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동남아시아가 주요 기업의 글로벌 생산기지이자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4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발간한 ‘동남아 전자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동남아 6개국(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베트남ㆍ필리핀ㆍ태국ㆍ싱가포르)의 전자산업 생산은 2163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1%였다. 이는 중국ㆍ미국에 이은 3위로 한국(1217억 달러)보다 한 계단 높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5개국에서의 10대 생산기업은 모두 외국계가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으며, LG전자가 12위, 대우전자가 61위였다. 낮은 인건비와 적극적인 외자 유치 덕분에 동남아가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정보기술(IT)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오른 베트남, IT 생산 10.6% 성장  
 
최근 3년간 동남아 전자산업 생산은 연평균 5.4%씩 성장했으며, 이 가운데 베트남의 성장률(10.6%)이 단연 돋보였다. 이는 중국의 갈수록 심해지는 규제와 높아진 임금 등 때문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는 글로벌 IT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ㆍ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이미 베트남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TVㆍ휴대전화ㆍ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자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과는 문화적 배경이 비슷하고 직원들의 손재주도 뛰어난 데다, 접근성이 좋아 물류비용이 적게 든다”며 “베트남은 노동 집약적 산업 생산 기지에서 이젠 전기ㆍ전자 등 하이테크 생산 기지로 변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제 동남아는 생산기지를 넘어 초대형 소비시장으로서 성장 중이다. 최근 경제성장으로 중산층 인구가 두터워지면서 첨단 IT제품에 지갑을 꺼내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동남아 전자산업의 시장 규모는 1278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다. 독일(640억 달러)ㆍ한국(505억 달러)보다 앞선 4위다. 동남아는 매년 연평균 3.8%씩 성장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4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동남아 지역은 IT 시장의 불모지였다. 먹고살기 바쁜 마당에 TV나 PC 등은 사치에 가까웠다. 그러나 주요 IT기업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긴 1980년대 후반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비싼 수입품에 의존해야 했던 IT 기기들이 동남아 현지 생산 이후 값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IT제품의 보급이 늘고,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ㆍ인프라가 들어서면서 동남아 I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태국은 '게임 인기' 매력적  
 
국가별 연평균 성장률은 베트남(5.3%)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4.6%) 순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6000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스마트폰 사용 인구만 1억 명에 육박하는 거대 IT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고급인력과 효율적인 IT 인프라가 장점인 주요 시장이다.  
 
특히 두 국가는 동남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다. 대우전자가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의 전통 의상인 ‘바틱’ 세탁에 최적화한 세탁기를 내놓는 등 주요 IT 기업은 ‘맞춤형’ 전략을 들고 이들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  
자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자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LG전자 관계자는 “동남아 각국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자사 매장을 늘리는 식으로 현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미국·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의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 동남아 시장은 가치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2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장 큰 게임 시장이다. 싱가포르ㆍ필리핀은 영어가 통용된다는 점에서 외국 IT기업의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IT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 시 각국의 특장점과 제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KEA 우성제 수석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제품의 품질ㆍ규격ㆍ안정성 등에 대한 국가 공인 인증인 SNI를 확대하는 게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베트남 소비자는 전자제품 구매 시 온라인ㆍTV홈쇼핑 광고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마케팅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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