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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범죄자, 치료 필요한 고객” 출소 뒤엔 애프터서비스

매력 코리아 │  2018 교도소 실태 보고서 ①
스톡홀름에서 30여㎞ 떨어진 외스토르케르 교도소 . 교도소 앞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다. [윤호진 기자]

스톡홀름에서 30여㎞ 떨어진 외스토르케르 교도소 . 교도소 앞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다. [윤호진 기자]

스웨덴 법무부는 2013년 11월 전국의 교도소 4곳의 문을 닫았다. 49곳 중 45곳만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범죄율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재복역률이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감소하면서 재소자 수가 큰 폭으로 준 것이 이유였다.
 
“재복역률과 재소자 수는 그때보다 더 줄었습니다.” 지난달 27일 스웨덴 외스토르케르 교도소에서 만난 법무부의 구스타프 보르그(49) 언론담당관은 이렇게 말했다. 외스토르케르 교도소는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져 있다. 도주 위험성이 가장 높은 3등급 재소자 137명이 수감돼 있다.
 
스웨덴 교정행정은 범죄자가 교도소에 입소하기 전에 한발 앞서 작동한다. 범죄자가 경찰·검찰에 붙잡힌 단계에서부터다. 교정보호국 소속 보호관찰관이 검사·판사의 요청에 따라 판결 선고 전에 범죄자를 심층 면담한다. 가정환경은 물론 학창 시절과 교우 관계, 내성적인지 외향적인지 성격의 특징 등을 세밀히 파악한다. 보르그 담당관은 “형벌을 논하기에 앞서 사람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벌여 범죄 발생 원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사 내용은 판사에게 제출된다.
 
교도소 수감자의 방. 스웨덴 어느 교도소를 가든 시설과 크기는 동일하다. 창살 없는 창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윤호진 기자]

교도소 수감자의 방. 스웨덴 어느 교도소를 가든 시설과 크기는 동일하다. 창살 없는 창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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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같은 제도가 있다. 하지만 소년범 위주다. 성인 범죄자에 대한 이 조사는 해마다 감소해 2016년엔 1901건으로 떨어졌다. 전체 조사 건수의 5.4%에 불과하다. 스웨덴은 전체 조사(2만4115건)의 90%(2만1734건)가 성인 범죄자에게 집중돼 있다. 페드릭 순베르그(47) 외스토르케르 교도소장은 “모든 범죄자는 치료가 필요한 고객”이라며 “성인이라는 이유로 책임만 엄히 물으면 교도소 내 교정은 실패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최종 유죄 선고가 나면 교도소는 본격적인 ‘치료 절차’에 들어간다. ‘고객 사례 담당자(client case manager)’로 불리는 교도관이 재소자를 다시 심층 면담한다. 재소자에게 필요한 치료법을 찾아내 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서다. 프로그램 개발은 전담 교도관 3명이 별도로 맡고 있다. 재소자 개별 처우프로그램은 통상 1년 단위, 12단계로 짜인다. 조세핀 올슨(28) 매니저는 “범죄자의 ▶폭력성 ▶공격성 ▶약물중독 여부 ▶개인의 자발적 참여 의사 등을 고려한다”며 “17개의 인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섞어 경우의 수는 매우 많다. 치료 과정은 대부분 1대1 면담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교도소와는 대조적이다.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인력이 따로 있지 않다. 대부분 재소자 경비를 담당하는 보안과 직원이 중복업무로 맡고 있다. 재소자 입소 후 면담과 등급 분류 작업은 20분 만에 끝난다. 법무부가 2013년에 도입한 집중인성교육프로그램은 기본반(110시간)과 집중반(220시간) 두 종류가 전부다.
 
교육자와 재소자가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심리치료실. [윤호진 기자]

교육자와 재소자가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심리치료실. [윤호진 기자]

스웨덴의 교도소는 재소자의 출소 후 삶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다. 담장 안에서의 치료가 재소자의 담장 밖 정착으로 이어져야 시민의 안전이 보장된다는 이유에서다. 순베르그 소장은 “재소자가 출소 후 돌아갈 집이 없거나 직장이 없을 경우 사회보장기관·일자리센터 등과 연계해 생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한다. 이 같은 계획은 입소 때 마련되는 개별 치료 프로그램에 반영돼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스웨덴 교정행정이 이 같은 틀을 갖춘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1990년대엔 높은 수준의 복지제도에 따라 재소자들에게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재복역률은 40%에 달했다. 민간 교정전문가들을 중심으로 2001년 ‘무엇이 효과적인가(What works?)’라는 교정 개혁 프로젝트를 벌였다. 보르그 담당관은 “당시 재소자에 대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획일적이고 주입식이라는 게 문제라는 결론을 냈다”며 “이후 재소자에 대한 심층 면접을 강화하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세분화한 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제영 법무부 교정기획과 과장은 “북유럽 국가들의 교정행정은 범죄자에게 새 삶을 유도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험한 결과”라고 말했다. 
 
◆매력 코리아
10년 뒤의 한국의 매력적인 모습을 상정하고 국내외 현장 취재를 통해 실행 방안까지 제시해 정책을 변화시키려는 프로젝트. 중앙일보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리셋 코리아’의 18개 분과 200여 명의 전문가들이 논의를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보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국가의 정책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한번 취재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지속적으로 취재·보도할 예정이다.

 
스톡홀름=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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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