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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낙하산’ 안영배 관광공사 사장

 손민호의 레저터치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올 초였다. 자리 임자가 아직 물러나지 않은 때였다. 아니나 다를까. 1월 22일 임자가 임기 3년을 7개월 앞두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임자는 맨 처음 자리를 차지했던 2015년 여름의 소문처럼 물러나자마자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임자가 자리를 비우기가 무섭게 다음 임자를 뽑는 절차가 진행됐다. 속도가 빨랐다. 3월이 되자 2명으로 압축된 최종 후보 명단이 청와대에 올라갔다는 소문이 들렸다. 최종 명단에는 물론 그의 이름도 있었다. 임자가 예정돼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속도였다. 이제 임명장만 주면 그의 이름이 세상에 드러날 참이었다. 그러나 두 달이나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온갖 소문이 돌았으나 나는 믿지 않았다. 내가 들었던 이름은 너무 강력했다.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난 17일. 제25대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안영배(56) 전 국정홍보처 차장이 취임했다. 올 초 들은 그 이름이었다. 관광업계와 상관없는 인물이었으므로 나는 그를 알지 못했다. 하여 10년 넘게 관광공사를 출입한 내 눈에는 예의 그 낙하산 인사였다. 정권이 바뀌면 관광과 무관한 인물이 관광공사 사장으로 내려오는 익숙한 패턴이 되풀이됐을 뿐이었다. 
 
나는 ‘낙하산 인사’라고 기사를 썼다. 박근혜 정부가 자니윤씨를 관광공사 감사로 내려보냈을 때는 ‘보은 인사’라고 썼고, 이명박 정부가 독일에서 귀화한 이참씨를 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했을 때는 “‘독일제 낙하산’이 내려왔다”고 썼다. 이번에도 낙하산이어서 낙하산이라고 썼다.
 
안영배 사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내가 겪은 관광공사 사장 중에서 당대 권력 실세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 할 만하다. 2000년대 이후 관광공사 사장이 소위 ‘개국 공신’의 자리였다 해도, 안 사장만큼 정권 창출에 깊이 관여한 인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관광공사는 안 사장의 막강한 배경에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어차피 낙하산일 테니 이왕이면 든든한 동아줄이길 바라는 심리다. 그 궁색한 심사를 나는 이해한다.
 
지난 넉 달 그에 대해서 알아봤다. 하나같이 ‘좋은 사람’이라는 평이었다. 권력욕 없는 사람, 동료 잘 챙기는 사람, 원칙 분명한 사람…, 칭찬 일색인 인물평 뒤에는 다음의 단서가 꼭 달렸다. “그런데 왜 관광공사야?” 
 
내가 알기에는 그가 이 자리를 원했다. 다른 제안도 있었지만, 그가 굳이 관광공사 사장을 바랐다. 그의 이름이 들리기 시작한 올 초는 마침 관광 분야에 종사하는 유력 후보가 청와대 제의를 고사한 직후였다. 청와대도 그 말고는 카드가 마땅치 않았을 테다.
 
현 정부의 관광정책은 이전 두 정권과 방향이 다르다. 관광을 산업보다는 콘텐트로 이해하려고 한다. 하여 자치·문화·지역 같은 낱말이 관광정책의 키워드를 이룬다. 아직은 미진하지만, 방향만큼은 동의한다. 관광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면 관광 부문이 지금처럼 문체부 아래에 있을 필요가 없다.
 
안 사장은 누구보다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잘 아는 인물이다. 그래서 스스로 나섰는지도 모른다. ‘좋은 사람’이어도 낙하산은 낙하산이다. ‘좋은 낙하산’으로 기억되는 건 오롯이 그의 몫이다.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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