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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GO] 스시를 배부르게 먹고도 5만원…가성비·가심비↑ '미들급 스시야'

'셰프에게 맡긴다'는 뜻의 오마카세 방식으로 즐기는 스시 코스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 4만~5만원대 점심 코스를 운영하는 스시야들이 지갑이 얇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셰프에게 맡긴다'는 뜻의 오마카세 방식으로 즐기는 스시 코스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 4만~5만원대 점심 코스를 운영하는 스시야들이 지갑이 얇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2일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장남 부르클린의 SNS에 일본 도쿄 긴자의 한 스시집 사진이 올라왔다. 베컴 부자가 직접 찾아가 ‘인증샷’까지 올린 이 곳은 50년 전통의 미쉐린 3스타(2007년 이후) 스시야 ‘스키야바시 지로’다. 아베 총리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담 장소이기도 했다. 오마카세(주문할 음식을 셰프에게 일임하는 특식) 스시 가격은 1인분에 3만엔(약 30만원). 장인의 스시는 이처럼 특별한 이들을 위한 고가의 요리로 여겨진다.
‘일일일식(하루에 한 끼는 일식을 먹는다)’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일식 대중화가 이뤄진 국내에서도 ‘정통 스시’는 초고가 메뉴로 분류된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스시집 청당동 ‘코지마’의 저녁 오마카세는 1인분에 35만원. 호텔 일식당을 비롯해 강남과 여의도 일대에 자리 잡은 고가의 스시집들은 귀한 손님을 모시는 ‘접대용’ 식당으로 통한다. 한 마디로 지갑이 두꺼운 ‘어른들’의 영역이었다.
그랬던 스시의 문턱이 낮아졌다. 다치(일식당의 바)에서 오너셰프가 직접 집어주는 스시 코스를 점심 기준 4만~5만원에 즐길 수 있는 ‘미들급 스시야’가 늘고 있다. 점심 한 끼 치고는 이것도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일식 경험이 많아지고 취향의 수준이 올라간 젊은 층은 ‘가성비’ 또는 ‘가심비’가 좋은 메뉴로서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5만원대 이내로 오마카세 스시를 즐길 수 있는 스시야 3곳을 소개한다.
 
허름한 지하상가에 숨은 힐링 공간, 광화문 ‘스시미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스시미토' 내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와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스시미토' 내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와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미들급 스시야의 성장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오너셰프의 나이다. 30대~40대 초반의 젊은 셰프들이 하이엔드 스시야에서 일찌감치 독립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춰가고 있다.  
‘스시미토’의 윤상흠(39) 셰프도 그렇다. 일식 요리사 아버지 밑에서 자란 윤 셰프는 19세에 요리를 시작했다.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케를 거쳐 30대 초반의 나이에 여의도에 ‘타마스시’를 열었다. 첫 가게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2015년 그는 상호를 변경하고 광화문 일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스시미토의 위치는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인근 수협은행 빌딩 지하상가다. 같은 지하 1층엔 저렴한 밥집과 문구점·인쇄소 등이 있다. 분위기 있고 목 좋은 상권과는 거리가 멀다. 문을 열기 전까지는 ‘이런 곳에 오마카세 스시야가?’ 의심하는 손님도 많았다고 한다. 윤 셰프는 “맛만 있으면 손님들이 찾아올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며 “임대료가 저렴한 대신 좋은 재료에 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스시미토'의 윤상흠 오너셰프가 방금 만든 스시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다. 셰프와 눈을 마주치며 방금 만든 스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오마카세의 매력이다.

'스시미토'의 윤상흠 오너셰프가 방금 만든 스시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다. 셰프와 눈을 마주치며 방금 만든 스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오마카세의 매력이다.

좌석은 총 10석.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조명과 차분한 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위압감이 느껴지는 스시야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윤 셰프는 손님들의 오감이 가장 편안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기름 냄새 나는 게 싫어 튀김 메뉴는 하지 않는다.
점심 오마카세 가격은 5만5000원. 스시 12~13가지를 포함해 샐러드부터 디저트까지 20가지 코스가 나온다. 윤 셰프가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스시는 고등어초절임 스시다. 그는 “호불호가 강한 고등어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다”고 말했다. 그리고 절임에 쓰는 소금과 초의 양, 절이는 시간 등을 조절해 가장 부드러우면서도 비린내가 덜한 최상의 결과를 찾아냈다. 바싹 구워서 씹는 맛을 살린 도미 살이 올라간 오차즈케도 인기다. 
저녁 스시코스는 7만7000원, 오마카세는 12만원이다. 예약은 일주일 전에 하는 게 좋다.
 
4만원에 스시만 20점, 가성비 최강 한남동 ‘스시쵸우’
총 8석으로 공간은 협소하지만 그만큼 아늑한 '스시쵸우'의 내부.

총 8석으로 공간은 협소하지만 그만큼 아늑한 '스시쵸우'의 내부.

한강진역 뒷골목에 자리한 ‘스시쵸우’의 첫인상은 ‘좁다’였다. 출입문에서 두 발짝만 걸으면 바로 다치에 닿는다. 자리는 8석이 전부. 자리에 앉은 손님 등 뒤로 걸어다닐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확보됐을 뿐이다. 이 작은 스시야는 점심 오마카세를 4만원에 제공해 미들급 스시야 중에서도 ‘가성비 최고’로 꼽힌다.
스시쵸우의 오너는 올해로 경력 20년의 박진태(43) 셰프다. 박 셰프는 “가게가 구석진 골목에 있어 찾아오기 어렵고 발렛 주차도 안 된다. 이 좁은 공간을 힘들게 찾아 오는 손님들을 생각해 가격대를 저렴하게 잡았다”고 말했다.
 
'스시쵸우'의 4만원 점심 코스에는 구이나 찜 등 다른 요리보다 스시의 비율이 높다. 덕분에 '가성비 최고' 스시야로 꼽힌다.

'스시쵸우'의 4만원 점심 코스에는 구이나 찜 등 다른 요리보다 스시의 비율이 높다. 덕분에 '가성비 최고' 스시야로 꼽힌다.

박 셰프는 4만원 코스에 총 22~23가지의 스시를 내놓는다. 최대한 스시에 집중한 구성이다. 매일 새벽 4시30분 수산 시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는 박 셰프는 생선 기초 손질부터 모두 직접 한다. 그는 “다른 직원에 맡기지 않고 셰프가 직접하는 게 퀄리티 유지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스시 종류가 많은 만큼 다양한 조개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스시쵸우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조개는 단가가 비싸고 손이 많이 가서 저렴한 코스에는 거의 포함되지 않는 편이다. 스시쵸우는 가리비·관자·피조개에 더해 계절에 따라 새조개·왕우럭조개 등을 생물로 제공한다.  
손님은 점심과 저녁 각 2타임씩 하루 총 4번 받는다. 저녁은 6만원으로 웬만한 스시야의 점심 가격이다. 6월 중순 이후로는 예약 타임을 점심·저녁 각 1회로 줄이고 가격을 점심 5만원, 저녁 7만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오마카세, 대치동 ‘스시소라’
청담동 '스시코우지'가 지난해 대치동에 새롭게 문을 연 '스시소라'. 점심 오마카세를 4만5000원에 제공하는 등 가격을 대폭 낮췄다

청담동 '스시코우지'가 지난해 대치동에 새롭게 문을 연 '스시소라'. 점심 오마카세를 4만5000원에 제공하는 등 가격을 대폭 낮췄다

지난해 6월 정식 오픈한 ‘스시소라’는 도미 코우지 셰프의 하이엔드 스시야 ‘스시코우지’ 3호점이다. 스시코우지에서 근무하던 셰프들이 그대로 옮겨 왔다. 점심 11만원, 저녁 22만원에 달하던 가격을 각각 4만5000원, 7만원으로 확 낮췄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성 있게 다가가고 싶다”는 코우지 셰프의 생각 때문이다.
스시소라는 오너셰프 1명이 소규모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미들급 스시야와 달리 규모가 큰 편이다. 홀에 총 16개의 다치 좌석이 있고, 룸 공간도 따로 있다. 셰프 3명이 동시에 일한다. 헤드셰프 김준호(32)씨를 비롯해 모든 셰프가 30대 초중반이다. 젊은 셰프들이 주도하는 캐주얼하고 쾌활한 분위기는 스시소라만의 강점이다.
 
'스시소라'는 김준호 헤드셰프를 비롯해 셰프 3명이 다치의 16석을 나눠서 책임진다. 오마카세 코스는 룸에서도 가능하다.

'스시소라'는 김준호 헤드셰프를 비롯해 셰프 3명이 다치의 16석을 나눠서 책임진다. 오마카세 코스는 룸에서도 가능하다.

점심 오마카세에는 13~14가지 스시가 포함된다. 김준호 헤드셰프는 참치등살을 간장에 절인 아까미소유츠케스시를 가장 자신있는 스시로 소개했다. 기름기가 적고 산미가 좋은 등살을 간장에 절여 한층 더 쫀득한 식감을 만들어냈다. 그 외 고로케·가라아게·생선구이·우동·튀김·계란찜 등 다양한 요리가 함께 나온다.
최근 광화문점도 오픈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1만원을 할인해주는 오픈 기념 이벤트는 대치동점에도 해당된다. 이벤트는 5월 말까지 진행된다.
 
글=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사진=김경록·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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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