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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착하게 일자리 늘리는 ‘가치가게’를 아십니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이 말을 행동으로 옮긴 이들이 있다. 가맹점주를 괴롭히는 일부 악덕 프랜차이즈에 대항하는 '소셜 프랜차이즈' 대표들이 그 주인공이다. 소셜 프랜차이즈는 자신의 창업 노하우를 사회 취약계층에게 알려주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랜차이즈를 뜻한다.  
 
부산시가 소셜 프랜차이즈 대표들과 손잡고 전국 최초로 소셜 프랜차이즈 육성에 나섰다. 지난 3월 ‘가치가게’라는 공동 브랜드를 개발한 부산시는 지난 23일 기준 총 8개의 프랜차이즈 본사를 가치가게로 선정했다.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 프랜차이즈가 많아지면 악덕 프랜차이즈가 사라진다’는 신념으로 생존 경쟁에 뛰어든 가치가게의 대표 2명을 지난 21일 만나봤다.  
황정현 다카라푸드 대표가 다카라함바그 매장에서 경영 철학을 말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황정현 다카라푸드 대표가 다카라함바그 매장에서 경영 철학을 말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황정현(46) 다카라푸드 대표는 2011년 국내 최초로 함박스테이크 전문점인 ‘다카라함바그’를 부산대 앞에 차려 큰 인기를 끌었다.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루자 황 대표는 2015년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녹록지 않았다. 청년을 직원으로 채용하기가 쉽지 않았고, 어렵게 고용한 직원은 한 달은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다.  
 
황 대표는 직원들에게 동기부여 차원에서 ‘창업 지원’을 인센티브로 내걸었다.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다카라함바그 창업을 원할 경우 창업 비용의 80%를 황 대표가 투자해줬다. 프랜차이즈 상표권에 따른 로열티는 물론 재료 물류비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인테리어와 매장 집기 구매 비용은 인터넷 최저가에 맞춰 투명하게 공개했다. 황 대표가 얻는 수익은 가맹점 월 수익금의 2%와 인테리어 도면 비용, 공사 감리비뿐이었다. 한 달에 한 번씩 가맹점을 찾아 매장 관리를 해줬지만, 관리비를 받지 않았다. 전국 12개 가맹점 가운데 이렇게 직원이 창업한 가맹점이 2곳이다.  
 
황 대표의 이런 경영 철학이 부산시가 추진하는 소셜 프랜차이즈와 맞아떨어져 지난 4월 ‘가치가게’로 선정됐다. 가치가게로 선정되면 브랜드 디자인, 홈페이지 제작, 상표출원, 인테리어 가이드 개발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카라푸드 직원이었다가 다카라함바그 사장이 된 조수영(44) 씨는 “일반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의 지침에 무조건 따라야 하지만 가치가게는 본사와 협의해 매장 운영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만족해했다.  
다카라함바그 조수영 가맹점주가 부산대 앞 매장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사진 다카라푸드]

다카라함바그 조수영 가맹점주가 부산대 앞 매장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사진 다카라푸드]

오창훈(42) 대표가 운영하는 도시락 전문점 ‘미트락’도 지난 4월 가치가게로 선정됐다. 오 대표는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2013년 노인복지관을 설립해 4년간 운영했지만, 적자가 쌓여 결국 문을 닫았다. 오 대표는 대학 시절 고깃집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지난 1월 고기 도시락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프랜차이즈와 달리 나눔의 가치에 무게를 뒀다.  
가치가게로 선정된 미트락 오창훈 대표가 경영철학을 말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가치가게로 선정된 미트락 오창훈 대표가 경영철학을 말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미트락 가맹점 계약서에는 가맹점주가 십시일반으로 부산 내 복지관 10여 곳에 매달 고기를 무료 지원하고,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는 가맹비를 50% 할인해준다. 물류비를 받지 않고, 일회용품은 점주가 알아서 살 수 있도록 했다. 영리 목적의 프랜차이즈는 물류비는 물론 숟가락 하나까지 본사가 제공하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해 이윤을 뽑아낸다. 매장 관리비를 받고 매월 한 번씩 방문해 꼼꼼하게 컨설팅을 해준다. 관리비를 받고도 1년에 단 한 번도 컨설팅을 해주지 않는 기존 프랜차이즈와 가장 큰 차별점이다. 
 
미트락이 가치가게로 선정되면서 부산시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오 대표는 “디자인 비용을 지원받은 덕분에 제품 판매가를 5~10% 정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부산시가 지원하는 '가치가게' 사업에 선정된 미트락 외관 모습. 이은지 기자

지난 4월 부산시가 지원하는 '가치가게' 사업에 선정된 미트락 외관 모습. 이은지 기자

부산시는 지난 4월 미트락, 다카라함바그, 진상미(味), 팔미엔, 블루닷라운지 등 5개의 프랜차이즈를 가치가게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 23일 오빠불고기, 닥터비어, 보일스커피 등 3개를 추가로 선정했다. 올해 8개 업체에 총 7억원을 지원해 70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 일자리창출과 황남연 주무관은 “프랜차이즈는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창업 성공률이 높다”며 “사회적 가치를 더한 소셜 프랜차이즈를 적극적으로 육성해 가맹점주와 소비자 혜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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