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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유치원생,드루킹은 프로"라는데…댓글조작 비교해보니

드루킹의 댓글 조작과 2012년 국정원 댓글 조작 중 어느 쪽이 더 강력했을까. 드루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향후 구성될 특별검사팀에 맡겨졌지만, 비슷한 목적으로 벌어진 두 개의 댓글 조작 사건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특검법안의 상정을 앞두고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은 유치원생급,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은 프로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씨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씨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드루킹과 국정원의 댓글조작은 모두 온라인 여론에 영향을 끼쳐 특정 정치세력을 띄우려 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규모와 기술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정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와 현재까지 조사된 드루킹 사건의 사실 관계를 비교한 결과다.
 
지난해 8월 30일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원 전 원장은 지난 4월 19일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ㆍ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확정받았다. [뉴스1]

지난해 8월 30일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원 전 원장은 지난 4월 19일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ㆍ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확정받았다. [뉴스1]

 
물리적인 규모는 국정원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 발표에 따르면, MB 국정원은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0개 팀, 3500명의 민간 여론 조직을 구성했다. 연간 30억원에 달하는 금액도 지급됐다. 30개 팀은 각각 다음 아고라(14개 팀), 4대 포털(10개 팀), 트위터(6개 팀)를 담당했다.

 
지난 4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ㆍ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국정원 사이버팀 직원들은 총 391개 트위터 계정을 사용했고 28만8926개의 정치 관여 글을 작성했다. 기사의 ‘(비)공감 버튼’ 부정 클릭 행위는 1200여 회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반면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여론 조작을 한 드루킹 일당은 20~30명가량으로 조사됐다. 월 500만원에 달하는 임차료와 인건비, 170여 대의 휴대전화 사용료, 전기료 등 연 11억원 규모의 자금 출처는 경찰이 수사 중이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근거지로 사용된 경기 파주 출판단지의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 [중앙포토]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근거지로 사용된 경기 파주 출판단지의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 [중앙포토]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 ‘킹크랩’은 국정원의 기술력을 뛰어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킹크랩은 특정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하기 위해 짜인 프로그램으로, 특정 기사의 댓글 창에 ‘공감’ 혹은 ‘좋아요’를 늘리거나 ‘모바일 메인으로 추천’을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경찰 조사에서 드루킹 일당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9만여 개 기사를 ‘작업’했고, 네이버 메인 확보 여부를 일일이 체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17~18일엔 ID 2290개를 동원해 210만 여회의 ‘(비)공감 버튼’ 부정 클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댓글팀도 매크로를 사용하기는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수사에 참여한 검찰의 한 관계자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할 당시 국정원 외곽팀장 김모씨 등으로부터 매크로를 썼다는 진술을 들었다”며 “컴퓨터 등 압수물 가운데서도 ‘G매크로’ 사용 흔적이 발견됐고 진술조서 등에도 기록해 놨다”고 말했다.
 
G매크로는 마우스 클릭, 커서 이동 등 단순한 기능을 반복하는데 사용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은 친정부ㆍ반북 성향의 트위터 게시글을 리트윗하고 이를 퍼나르는 일에 매크로를 썼다.
 
국정원이 사용한 G매크로가 개인 PC 영역에서의 반복 행위였다면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은 일종의 여론조작 ‘커맨드센터’ 역할을 수행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킹크랩에는 매크로뿐 아니라 네이버 아이디(ID) 자동 로그인ㆍ로그아웃 기능, 유동 아이피(IP) 변경, 네이버 쿠키값 초기화 등의 기능이 포함됐다.
 
프로그래머 이두희씨는 “프로그램 수준만 놓고보면 G매크로는 일종의 유치원생, 킹크랩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일종의 ‘댓글 터미네이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드루킹의 조작은 디지털 방식으로 광범위하고 빠르게 이뤄져 교묘하게 여론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에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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