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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마다 터지는 로드킬…동물도, 사람도 '위험'

울진에서 로드킬을 당해 폐사한 산양. [사진 녹색연합]

울진에서 로드킬을 당해 폐사한 산양. [사진 녹색연합]

지난 5일 오전 4시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경남 함양 분기점 인근에서 시속 100㎞로 달리던 고속버스에 곰이 충돌했다.
곰은 달아났지만 고속버스 앞 부분이 크게 찌그러졌다. 신고를 접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에서 충돌한 고속버스에 묻은 털과 배설물의 유전자를 분석, 충돌한 야생동물이 지리산에 방사했던 KM53임을 확인했다.
곰도 겉으로는 멀쩡했지만 크게 다쳤다. 왼쪽 앞발 어깨~팔꿈치 뼈가 부서진 복합골절이었다. 곰은 포획돼 전남 구례군에 위치한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의료센터로 옮겨져 지난 17일 대수술을 받은 끝에 현재는 회복 단계에 있다.
  
6일에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36번 국도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의 사체가 발견됐다. 자동차와 충돌하면서 즉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지역은 최근 5년 새 산양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곳이었지만, 로드킬(Road-Kill) 주의 표시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지난해 고라니 만 마리 넘게 로드킬
고라니 로드킬. [중앙포토]

고라니 로드킬. [중앙포토]

도로에서 희생되는 야생동물 수가 5년 새 3배로 늘어나는 등 로드킬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로드킬 건수는 2012년 5534건에서 지난해 1만7320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매일 48마리의 야생동물에 도로 위에서 희생되고 있는 셈이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은 2012년 2360건에서 지난해 1884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일반국도의 로드킬 건수는 2012년 3174건에서 지난해 1만 5436건으로 크게 늘었다.
 

[자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종별로는 고라니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에만 1만 1443마리가 로드킬을 당했다. 

고양이가 3066마리로 뒤를 이었고, 너구리(1040마리), 개(787마리)도 적지 않은 수가 도로 위에서 희생됐다. 멸종위기종인 삵도 7마리나 피해를 입었다.
 

로드킬은 야생동물이 많이 이동하는 시기인 봄과 가을에 집중된다. 국토교통부가 2012~2016년 일반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 발생 건수를 월별로 분류한 결과, 5월이 7914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6월 6034건, 4월 4158건, 10월 3948건, 11월 3567건 등의 순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5월은 가장 로드킬 피해가 큰 고라니의 새끼가 어미로부터 독립하여 이동하는 시기”라며 ”두꺼비의 경우에도 5월에 부화해서 서식지로 이동하다가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로드킬 피하려다 사고 나기도
꿩 로드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꿩 로드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도로에 뛰어든 동물은 자동차로 인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지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 역시 동물로 인해 위험에 빠지게 된다.  
 
고속도로의 경우, 로드킬로 인한 인명 사고가 2012년에만 14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2008년 10월에는 충남 홍성군의 도로에서 산악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갑자기 나타난 야생동물을 피하려다 전복돼 승객 한 명이 숨지고, 24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로드킬 위험 정보 내비로 제공
꿩 로드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꿩 로드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야생동물 사고를 줄이기 위해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조사 및 관리 지침’을 제정하고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로드킬 예방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도로 위에서 차 사고로 죽는 야생동물의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일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새로 마련한 지침을 통해 환경부·국토부 등에서 각각 수행한 로드킬 사고 조사를 도로관리기관으로 통합했다.
또, 조사원이 현장에서 수기(手記)로 기록하는 방식 대신 위치정보 기반 애플리케이션(APP)을 활용한 조사방식을 도입했다.

 
앱을 통해 수집된 자료는 ‘동물 찻길 사고 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의 확인을 거쳐 사체 폐기·이관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환경부 유승광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앱을 통해 축적된 정보와 통계는 지역 특성에 맞는 로드킬 대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내비게이션 업체에도 관련 자료가 제공돼 운전자의 동물 찻길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물 찻길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5월과 11월에는 도로 전광판이나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사고 예방을 위한 정보가 제공된다. 

 
환경부는 올해 안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동물 찻길 사고 발생 통계정보는 물론 동물 찻길 사고 집중 발생 구간 사전예보 등 동물 찻길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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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