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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풍계리 초대장' 밀당…韓취재단, 짐 풀었다 또 쌌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한국 기자 8명의 방문을 허용했다.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23일 오전 “판문점 개시 통화에서 풍계리 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해 취재할 우리측 2개 언론사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였으며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오늘 12시 30분에 정부 수송기편으로 성남공항에서 원산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취재진은 이날 새벽 베이징에서 귀국했으나 정부의 발표에 따라 다시 짐을 꾸렸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에 초대받은 외신 기자들이 22일 원산 갈마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받고 있다. [신화뉴스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에 초대받은 외신 기자들이 22일 원산 갈마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받고 있다. [신화뉴스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북한은 한국 기자들의 방북 취재 허용 방침을 한ㆍ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한국에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한과) 회담하지 않을 것”, “6월에 (북·미) 회담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며 북측을 압박한 뒤였다. 
 
 애초부터 북한의 예정된 ‘밀당 전략’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ㆍ미 연합훈련과 태영호 전 주영국 공사의 출판기념회, 대북 전단 살포 등으로 불편한 심기를 한국측에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압박하기 위해 막판까지 기자단 방북을 늦췄다고 볼 수도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할 한국 기자단이 23일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할 한국 기자단이 23일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취재진 12시간 기차타고 풍계리로=이날 정오께 한국 공동취재단은 성남공항에서 공군 수송기 VCN235에 탑승해 원산으로 향했다. 비행시간은 2시간 30분 가량 걸렸다. 이들은 탑승에 앞서 “대한민국 기자단 대표로서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을 취재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의 모든 상황을 정확하고 빠짐없이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과 전날 도착한 미·영·중·러 취재진은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재덕역(416㎞)까지는 전용열차를 이용한다. 선로 상태가 좋지 않아 시속 35km 안팎 속도로 이동할 경우 12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덕역에서 핵실험장(21㎞)까지는 산간지역 비포장도로로,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자들이 원산에 도착한 후 신속하게 이동한다면 24일 낮부터는 풍계리 현지 취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원산에 있는 윌 리플리 CNN 기자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 “방금 우리가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오후 5시10분에 떠날 것이라고 공지됐다”고 올렸다. 리플리 기자는 이 트윗에 앞서 한국 기자단이 원산에 도착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또 풍계리 현장에 갈 때 휴대전화나 인터넷 접속 장비를 소지하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풍계리에는 4개의 갱도가 있다. 1차 핵실험에서 사용한 뒤 폐쇄된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에 사용한 2번 갱도를 제외하고 3·4번 갱도가 사용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 22일(현지시간) 하루 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서쪽과 북쪽 전망대 설치 공사가 거의 완료됐고, 전망대로 연결되는 도로도 추가로 정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유미 기자, 공동취재단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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