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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은 왜 혼자 뒤처져서 달리게 됐나?

평창 올림픽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뒤처져 들어오는 모습. [연합뉴스]

평창 올림픽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뒤처져 들어오는 모습. [연합뉴스]

'노선영 왕따 주행'은 사실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의 미스와 선수들간의 의사소통 문제였다.
 
노선영(29·콜핑팀)-김보름(25·강원도청)-박지우(20·한국체대)가 나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은 지난 2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준준결승에서 7위로 골인했다. 당시 대표팀은 두 바퀴를 남기고 막판 스퍼트를 시도했으나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이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를 지켜본 이들은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챙기지 않고 질주했다며 비난했다. 팀 추월은 3명 중 맨 마지막으로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최종 결과가 된다.
 
문체부가 23일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세 선수의 레이스는 고의적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의사소통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목표를 상향 조정했던 작전이 실패함에 따라 발생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김보름이 경기 종반부 의도적으로 가속을 했다는 의혹과 노선영이 고의적으로 속도를 줄였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마지막 레이스를 마치고 경기장을 떠나는 노선영

마지막 레이스를 마치고 경기장을 떠나는 노선영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총 4차례 주행순번을 놓고 논의했다. 노선영은 마지막 주행순번에서 두 번째 주자가 좋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경기 전날 박지우가 좋은 기록을 위해 노선영이 마지막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백철기 감독은 선수들끼리 합의를 해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별도의 논의를 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김보름과 노선영은 전달을 받지 못했다.
 
경기 당일 워밍업 전 백 감독은 박지우가 제안한 주행순번(김보름-박지우-노선영)에 대해 선수들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하지만 이를 전달받지 못했던 김보름과 노선영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박승희가 '노선영 3번 주자'에 대해 우리가 합의했는지에 대해 묻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고, 김보름은 괜찮겠다고 말했다. 노선영은 본인의 컨디션에 확신이 없어 망설였지만 다른 선수들이 좋다고 하자 선배로서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그 자리에서 해보겠다고 답했다.
팀 추월 7-8위전을 마친 선수들 [뉴스1]

팀 추월 7-8위전을 마친 선수들 [뉴스1]

 
감사반이 고의적인 주행이 아니라고 판단한 까닭은 세 선수의 훈련 과정과 기록, 순번 등을 분석하고 내린 결론이다. 대표팀은 2016-17시즌부터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로 팀 추월을 구성해 7차례 대회에 참가했다. 노선영은 7번의 대회 중 두 번 8바퀴 중 6번째 랩에서 3번째 순번으로 달린 바 있다.
 
구간속도 상으로도 노선영의 스피드가 떨어진 것이 확인된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3번째 랩(1200m)에서 가장 빨랐으며 이후 속도를 유지해 경기 전 선수들이 목표했던 랩 타임(28~29초)을 유지했다. 노선영은 4랩까지 좋은 기록을 유지했으나 5랩(2000미터) 이후에는 속도가 늦어졌으며, 4강 진입을 위해 초반부터 페이스를 높이는 바람에 체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체력이 떨어진 경기 종반부에 공기저항까지 받게 돼 앞 선수와 간격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세 선수가 세운 3분 3초 76은 올림픽을 포함해 함께 뛴 9차례 경기 중 3번째 좋은 기록에 해당한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전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박지우(왼쪽부터) 박승희, 김보름, 노선영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전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박지우(왼쪽부터) 박승희, 김보름, 노선영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체부는 백철기 감독에게 직무태만, 사회적 물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빙상연맹에 징계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백 감독이 주행순번에 대한 명확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미뤘으며 기자회견 등에서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해 논란을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백 감독은 인터뷰에서 '노선영이 3번째로 달리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백 감독에게 제안한 것은 박지우였다. 노선영은 감사 과정에서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을 걱정했으며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느낌이 들어 지도자와 연맹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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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