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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텍의 메카 영등포…대형업소 주말 3000명 이용

기자
정하임 사진 정하임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2)
은퇴를 앞둔 서울시 초등학교 교감으로 자칭 ‘콜라텍’에 관한 최고 전문가다. 은퇴 이후엔 콜라텍과 관련해 조언해주는 일을 하고자 ‘콜라텍 코치’로 불리길 원한다. 건강을 위한 체중 감량 차원에서 춤을 추러 갔다가 콜라텍에 푹 빠졌다. 노년기의 신체적·정신적 애로를 푸는 데 가장 좋은 것이 춤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관계 형성으로 외로움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콜라텍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별 등 에피소드를 풀어간다.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는 콜라텍의 매력에 다 함께 빠져보자. <편집자>
 
과거 서민이 살던 공장지대였던 영등포. 오늘날은 '콜라텍의 메카'라고 불리고 있다. [중앙포토]

과거 서민이 살던 공장지대였던 영등포. 오늘날은 '콜라텍의 메카'라고 불리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영등포는 오늘날 ‘콜라텍의 메카’라고 불린다. 과거 영등포는 서민이 살던 공장지대였다. 공장에 다니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노동자로 붐빈 지역이었다. 영등포에는 주로 봉제 공장, 철을 다듬어 제작하는 밀링머신 공장, 인쇄소 등에 근무하는 사람이 많이 살던 곳이다. 도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영등포 공장들이 구로 공단으로 옮겨가 지금은 딴 세상이 됐다. 
 
사람들은 영등포와 용산을 자주 비교했다. 두 곳 모두 기차역이 있는 등 비슷한 구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용산이 영등포보다 인구가 많았다. 그러나 용산은 미군 부대가 주둔하면서 개발제한에 묶이다 보니 현재는 영등포 인구가 더 많다. 용산은 한강 근접성 덕분에 부촌으로 변모했고 영등포는 서민이 생활하기 좋은 동네로 남아 있다.
 
영등포는 물가도 저렴한 편이다. 다른 지역서 와 반찬거리만 사도 차비가 빠질 정도다. 유흥시설도 싸게 이용할 수 있고 ‘물’도 좋아 원정 오는 사람이 많다. 
 
영등포는 정이 있는 곳이다. 사투리를 쓰면 어디서 왔는지 알아맞히고 반가워들 한다. 마치 예전처럼 알고 지낸 고향 사람처럼 친밀감을 표시한다. 
 
밤마다 새로 태어나는 욕망의 해방구
어려운 동작을 배우고 싶을 땐 원조사교댄스학원 강태공 원장에게 레슨을 받으러 가끔 학원에 간다. 왼쪽부터 강 원장, 김경희 선생, 나, 교습생 두 분. [사진 정하임]

어려운 동작을 배우고 싶을 땐 원조사교댄스학원 강태공 원장에게 레슨을 받으러 가끔 학원에 간다. 왼쪽부터 강 원장, 김경희 선생, 나, 교습생 두 분. [사진 정하임]

 
1980년대 통행금지가 풀리는 등 규제가 많이 풀리자 심야 영업을 하는 24시 술집과 사우나, 노래방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덩달아 퇴폐업소도 많이 생겼다. 그러자 유동인구가 늘었다. 객지를 떠돌던 여성도 몰리기 시작했다. 영등포엔 모텔이 유난히 많은 건 그래서다. 나이트클럽도 곳곳에 생겨나 밤마다 욕망이 들끓는 해방구가 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나이트클럽이 허가제로 밤에만 영업하다 보니 이용료가 비싸진데다, 건전한 생활체육을 권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밤문화에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나이트클럽이 서서히 줄어들고 콜라텍이 붐을 타기 시작했던 것이다. 콜라텍은 IMF 직후 생겨났는데, 지금은 나이트클럽이나 카바레보다 더 성황을 이룬다.
 
영등포를 콜라텍의 메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지역별로 따지면 콜라텍이 많기로는 영등포가 최고일 것이다. 영등포는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다. 국철과 지하철이 병행해 운행되다 보니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모여든다. 지방의 실버들은 여행을 오듯 간식을 준비해 기차나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로 와 콜라텍에서 종일 몸을 풀고 저녁에 집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대형 콜라텍엔 주말 3000명 이상 몰려 
영등포는 반경 200m 안에 일곱 군데의 콜라텍이 영업 중이다. 대형이 두 군데, 중형이 세 군데, 소형이 두 군데다. 대형은 주중에는 한곳에 2000여명이, 주말에는 3000명 이상이 입장한다. 그만큼 콜라텍의 열기는 뜨겁다. 보통 대형 콜라텍에서는 연주자 두 명이 있고, 중형은 한 사람이 연주한다. 소형은 CD를 틀어주지만 음악과 음질이 연주 못지않게 좋다.
 
앞의 두 선생이 춤 시범을 보이고 교습생 두 사람이 따라하고 있다. [사진 정하임]

앞의 두 선생이 춤 시범을 보이고 교습생 두 사람이 따라하고 있다. [사진 정하임]

 
콜라텍 못지않게 성업 중인 곳이 춤을 가르치는 학원이다. 무려 20곳이 있다. 춤을 배워 콜라텍에 입문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열심히 배우고 있다. 학원을 선정할 때 유의점은 교육장과 실습장이 구분돼 있는지와 원장이 성실한 마인드를 가졌느냐다. 나는 ‘원조학원’이라는 곳에 다녔는데 원장 덕분에 춤을 바르게 출 수 있었다.
 
콜라텍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음악이 좋은가, 방문자의 성향이 괜찮은가, 음식은 어떤가, 안전의 문제는 없는가 등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그래서 수많은 사람이 영등포를 사랑하는지 모른다.
 
정하임 서울시 초등학교 교감·콜라텍 코치 chi990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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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